검찰, 김봉현 추적 12일째…군·경까지 나서 총력전


과거 도주 전력 연관 인물 주거지 압수수색

전자장치를 끊고 잠적한 김봉현(48)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행방이 12일째 오리무중이다./더팩트 DB

[더팩트ㅣ김이현 기자] 전자장치를 끊고 잠적한 김봉현(48)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행방이 12일째 오리무중이다. 검찰은 김 회장이 과거 도주했을 당시 조력자로 의심되는 인물의 주거지를 강제 수사하는 등 추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17일 김 전 회장과 관련된 차량 6대의 이동 경로 등 자료를 서울경찰청을 통해 확보했다. 해당 차량들은 지인을 통해 렌트한 차량, 김 전 회장 조카 소유 차량 등이다.

여기엔 김 전 회장이 앞서 도주했을 때 도피를 도운 지인 차량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12월 라임 사건 관련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5개월간 도피 행각을 벌이다 이듬해 서울 성북구 한 주택가에서 체포됐다.

검찰은 또 지난 17일 연예기획사 관계자로 알려진 A씨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A씨는 2019년 김 회장이 도피할 때 한 달간 숨어있던 서울 강남의 호텔을 대신 예약해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이 김 전 회장의 과거 도주 전력과 연관 있는 인물 주변을 살펴보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1일 잠적 직전까지 조카와 함께 있었고, 조카와 휴대전화 유심(USIM·범용 가입자 식별 모듈)을 바꾼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조카의 휴대전화와 블랙박스를 가져온 후 포렌식 절차를 진행 중이다.

검찰의 협조 요청을 받은 해양경찰청은 중국 일본 동남아 등 김 전 회장이 밀항할 수 있는 국가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감시 중이다. 전국 항만과 포구를 대상으로 순찰·검색을 강화하고, 서해안·남해안을 중심으로 경비함정을 추가로 배치했다.

법무부 서울보호관찰소에서 김 전 회장의 공용물건손상 혐의 관련 수사를 요청받은 경찰도 강력팀을 투입해 소재 파악에 나섰다. 경찰은 김 전 회장의 주거지를 고려해 사건을 강남경찰서에서 수서경찰서로 이관했다.

육군 해양 경계부대와 해군도 의심스러운 선박 감시에 착수하는 등 검‧경‧군이 수색을 이어가고 있지만, 유의미한 정황은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 사진은 서울남부지검//이덕인 기자

육군 해양 경계부대와 해군도 의심스러운 선박 감시에 착수하는 등 검‧경‧군이 수색을 이어가고 있지만, 유의미한 정황은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도주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라임 펀드 사태 '몸통'으로 불리는 이인광 에스모 회장,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은 이미 해외로 도주한 지 2년이 지났다. 라임 펀드를 만든 '주요 인물'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은 2019년 김봉현 전 회장과 함께 도주했다 잡힌 뒤 지난 10일 대법원에서 징역 20년 형이 확정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김봉현 변호인단이 결심공판 3일 앞두고 한꺼번에 사임했다. 공범 김봉현과 이종필은 같이 잡혔지만 재판 속도가 확연히 달랐던 것도 의문"이라며 "결과적이지만 김봉현은 이종필 형량을 보기 전 마음을 굳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임 사태 피해자를 대리한 김정철 변호사는 "라임 사태에 큰 피해를 입힌 사람들이 모두 도피한 상황"이라며 "도주가 장기화할수록 라임 등 관련 사건의 실체와 본질을 수사하고 다가가는 데도 제약이 크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수원여객 자금 240억여 원과 라임에서 투자받은 400억 원을 빼돌린 혐의뿐 아니라 2017년 비상장주식을 판매하겠다며 피해자 350여명을 모은 뒤, 90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도 있다.

또 2019년 7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룸살롱에서 전·현직 검사들에게 536만 원 상당의 술 접대를 제공한 혐의로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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