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세정 기자]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구속에 최근 풀려난 대장동 일당들의 폭로까지 이어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수사에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지난 20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정 실장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다. 4시간가량 진행된 첫 조사에서 정 실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실장이 2013~2020년 대장동과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자 선정 등의 대가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으로부터 1억4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했다고 의심한다. 대장동 개발 이익 428억원을 김 부원장과 나눠 갖기로 약속하고,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없애라고 지시한 증거인멸교사 의혹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지난 16일 부패방지법 위반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부정처사 후 수뢰,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정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세용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8일 오후부터 8시간10분간 정 실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열고 "증거인멸 우려 및 도망 우려가 있다"며 정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 실장의 구속으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뇌물 혐의의 경우 구속영장 발부 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혐의가 어느정도 소명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구속기간동안 검찰은 이 대표와의 연결고리를 직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 실장이나 김 부원장 등 이 대표의 측근들이 받고 있는 혐의와 관련해 이 대표가 관여했다고 의심 중이다.
대장동 일당의 '폭로전'도 주목된다. 21일 새벽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남욱 변호사는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천화동인 1호 지분과 관련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측 지분이라는 것을 김만배 씨에게 들어 알고 있었다"며 "선거도 있었고 개인적으로 솔직히 말하면 겁도 났다. 입국하자마자 체포돼 조사받는 과정에서 정신도 없어서 솔직하게 말씀드리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발언했다.
남 변호사는 선거자금으로 최소 4억원을 이 대표 측에 전달했다고도 폭로했다. 유 전 본부장에 이어 남 변호사까지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폭로전에 가세하면서 모두 이 대표를 겨냥하는 모양새가 됐다. 다만 남 변호사의 증언은 전해 들은 내용을 진술한 것이 많아서 직접 증거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기존 입장을 뒤집는 것을 신뢰할 수 있는지도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르면 연말 검찰이 이 대표를 불러 조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검찰 수사가 대부분 대장동 일당의 뒤바뀐 진술에 근거하고 있어서 윗선인 이 대표에 대한 수사는 까다로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검찰은 김 부원장과 정 실장을 이 대표와의 정치적 공동체로 규정하는 등 관계성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이들의 혐의와 별개로 이 대표가 관여했는지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직접 증거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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