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서울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행정안전부 관계자들을 조사하며 참사 책임 규명 본격화에 나섰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이태원 사고 특수본은 15일 오후 박모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전날에는 안전대책 관련 직원을 불러 조사했다.
행안부 직속기구인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은 재난 사고 발생 시 경찰과 소방에서 접수받은 내용을 유관 기관에 전파하는 등 재난안전·위기 상황을 종합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행안부 측은 박 실장이 자진 출석했다고 설명했다.
특수본은 사고 상황을 전파받은 시각과 전파 후 대처가 적절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상황 보고체계와 경찰·소방 교신 일지 등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강제수사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본이 관련자 조사를 거쳐 행안부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면 이상민 장관의 입건 가능성도 나온다. 이미 이 장관은 지난 1일 시민단체에게 직무유기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됐다.
또한 소방공무원 노동조합은 직무유기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이 장관을 특수본에 고발했다. 다만 특수본은 공수처법에 따라 이 장관이 고위공직자에 해당해 공수처에 통보하는 절차를 밟기로 했다. 특수본과 공수처 사이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수본은 이날 서울시 안전총괄과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며 서울시 직원에 대한 첫 조사를 벌인다. 특수본은 조사를 통해 서울시가 안전사고 조치를 제대로 했는지 파악할 방침이다.
핼러윈 기간 인파가 몰릴 것으로 우려한 정보보고서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의혹으로 증거인멸 등 혐의를 받는 김모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경정)은 이날 특수본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첫 피의자 조사다.
오후 1시55분쯤 특수본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김 경정은 '정보보고서 삭제 지시 혐의 인정하냐''줄곧 억울하다는 입장인데 아직 변함없나'서울청 지시받았나''오늘 새로 밝힐 입장 있나' 등 질문에 "조사 과정에서 성실히 답하겠다"고 말했다.
김 경정 조사를 벌인 특수본은 윗선으로 의심받는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박 전 부장은 김 경정 등이 있는 일선서 정보과장 단체 대화장에 '감찰·압수수색에 대비해' 규정대로 보고서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의혹을 받는다.
특수본은 이날 용산서 112상황실과 용산구청, 용산소방서, 서울종합방재센터 직원들도 불러 참고인 조사를 벌인다. 무정차 통과 논란을 받는 이태원역장도 조만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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