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반대+과학계 난색…돌파구 못 찾는 ‘고등교육특별회계’


4대 과기원 예산, 특별회계 이관 불발
완강한 초중고 vs 재정 확대 바라는 대학

정부가 대학 등 고등교육재정의 개선안으로 제안한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이하 특별회계)에 대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수호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출범 및 범국민 서명운동 선포식./뉴시스

[더팩트ㅣ안정호 기자] 정부가 대학 등 고등교육재정의 개선안으로 제안한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이하 특별회계)가 초기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15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4대 과학기술원의 예산을 특별회계로 이관하는 안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기재부는 이달 초 과기정통부와 과기원 4곳의 예산을 특별회계에 편입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기술 인재 육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과기원은 일반 대학과 달리 과기정통부 산하 기관으로 특별법에 따라 소속 장관이 예산 승인권을 갖고 있다.

당초 기재부는 4대 과기원의 예산까지 교육부 장관이 운용·관리하는 특별회계로 편입해 전체 고등교육 예산을 ‘한주머니’로 관리하는 안을 구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학기술계에서는 과기원의 예산을 특별회계로 이관할 경우 과학기술 고유의 교육과 연구·개발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클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지난 13일 "기재부와의 협의를 통해 과기원 설립 취지가 훼손되지 않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모색했다"면서 "과기원 예산을 이관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고 기재부는 이를 수용했다.

정부가 대학 등 고등교육재정의 개선안으로 제안한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이하 특별회계)에 대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경./카이스트 제공

앞서 정부는 14년째 동결 중인 대학 등록금과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고등교육재정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지난 7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유·초·중·고에서 사용하는 교육교부금 중 일부를 이관해 특별회계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계 내부에서는 특별회계를 두고 파열음이 계속되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교육감들이 모인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달 132개 교육·시민단체와 ‘교육교부금수호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를 꾸리고 방어에 나서고 있다.

교육감협은 지난 10일 발표한 ‘교육교부금 쟁점 분석 및 미래교육 수요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학령인구는 감소에도 학교·학급수는 증가하면서 운영비와 교원 인건비 등 경직성 고정비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학들의 생각은 다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13일 ‘국내 고등교육재정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교육예산 대비 실질 고등교육예산 비중은 2011년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교협 관계자는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학에 직접적으로 투자되는 비용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vividoc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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