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용산구청 관제센터가 CCTV로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었는데도 조치가 없었다는 논란을 놓고 경찰은 영상 확인을 요청했지만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7일 서면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논란에 "용산경찰서 상황실이 112신고장소 주변 CCTV 영상 확인을 요청했으나, '인근 CCTV로는 확인이 어렵다. 사람이 너무 많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용산서 안전사고 우려 보고서가 제출됐으나 대책에 반영되지 않은 것은 "10만명 참가를 예상했으나 보행자 도로 난입·교통 불편·사고와 마약·성범죄 등 우려 내용으로 작성됐고, 정보과는 자체 종합 치안 대책에 동일한 내용이 반영됐다고 생각해 별도 조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청 담당자도 보고서 내용이 일반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라 판단해 별다른 추가 조치를 하지 않았다. 현재 특별수사본부 수사와 감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서울청에 보고서가 남아 있지 않아 용산서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용산서 정보과장은 안전사고 우려가 담긴 보고서를 묵살하고, 참사 후 삭제 및 회유를 한 의혹을 받는다. 정보계장도 작성한 실무진을 회유한 의혹이 있다. 경찰청 특수본은 지난 2일 용산구청과 용산서 등 8곳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본은 용산서 정보과장과 정보계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증거인멸,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특수본은 용산서 상황실과 정보과를 압수수색해 해당 의혹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사 발생 이틀 전인 지난달 27일 112상황실장에게 홍대와 강남 등 주요 지역 치안 여건 분석과 대응 방안을 보고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28일도 현장 주변 부상자 발생 등 112신고가 많았으나 대비책을 수립하지 않은 것은 신고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참사 당일 도심 보수·진보 집회로 경력이 부족해 현장에 배치하지 못한 것은 아니라고 답변했다. 김 청장은 "112신고 접수 이후 상황의 심각성을 알지 못해 즉각 조치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참사 당일 핼러윈을 대비해 137명을 투입해 4개 권역으로 나눠 분산 배치했으며 범죄 예방과 교통 소통 등 본연 활동을 수행했다는 입장이다. 당시 137명은 교통기동대 20명과 교통 6명이 교통흐름을 관리했고, 형사 50명은 성범죄 등을 단속했다고 한다.
112신고는 이태원파출소만 대처했고 추가 투입된 112 신고 대비 인원은 관광특구연합회와 지하철역사 등과 현장 상황을 관리했다는 입장이다. 생활안전 9명은 모의 총포 등 생활질서 위반행위를 단속했다고 해명했다.
서울청장으로서 입장을 묻는 말에 김 청장은 "대응이 미흡했던 점에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경찰청 감찰 조사와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결과에 따라 처신하겠다. 어려운 현장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해 준 경찰관들에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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