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우성 기자] 국유림을 대부받은 사람이 산림청 허가 없이 양도 계약을 맺었더라도 효력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토지 인도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에 돌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A씨의 아버지는 1995년 국유림을 대부받고 2012년 대부권을 C씨에게 양도하는 계약을 맺었다. 토지와 함께 토지 내 건물 점유권도 이전했다. 다만 산림청장에게 허가받지는 못 했다.
C씨는 B씨에게 대부권을 다시 넘겼고 아버지의 사망 후 아들 A씨는 산림청장에게 허가 받지 못한 계약은 무효라며 B씨는 점유하고 있는 건물에서 퇴거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모두 원고 승소 판결했다. A씨 주장대로 산림청장의 허가 없이 맺은 양도계약은 '유동적 무효'라고 봤다. 유동적 무효는 현재 법률행위가 무효지만 추인에 따라 소급해 유효가 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결국 산림청장의 허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계약도 무효라고 봤다.
대법원은 국유림 대부계약은 국가가 대부를 받는 자와 대등한 위치에서 체결한 사(私)법상 계약이라며 특별한 법령이 없다면 민법상 규정이 적용된다고 해석했다.
국유림법도 국유림을 대부받은 사람이 산림청장 허가 없이 맺은 권리양도의 효력을 별도로 정하지 않았다. 산림청장 허가 없는 양도행위를 처벌하는 조항도 없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국유림을 대부받은 자가 권리를 양도할 때 산림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한 것은 준보전국유림이 대부 목적에 맞게 사용되도록 하고 대부 현황을 파악해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일 뿐"이라며 "산림청장의 허가가 없으면 양도행위의 효력 자체를 부정하기 위해서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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