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이태원 참사, 국가 책임 가볍지 않아"


"피해자에 책임 돌리는 행위 자제해야"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이 서울 이태원 참사에 정부가 예견된 위험을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며 책임자에 상응한 조치와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이 서울 이태원 참사에 대해 정부가 예견된 위험을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며 책임자 상응 조치와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송 위원장은 4일 성명서를 내고 이태원 압사 참사로 희생된 사망자와 유가족에 깊은 위로를 전하고, 부상자에 빠른 치유와 회복을 기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 후속조치를 살피고, 인권위 차원 조사나 제도개선 권고 등 필요한 조치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턴호텔 옆 골목에서 핼러윈을 맞아 많은 인파가 몰려 압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외국인 26명을 포함한 156명이 숨지고, 173명이 부상을 입었다.

송 위원장은 헌법은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며 위험에서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명하고 있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한 엄중한 현실 앞에 어떠한 이유로도 국가 책임이 가벼워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송 위원장은 "세월호참사 이후 안전한 사회를 열망해왔고, 유사한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으나, 이번 참사를 통해 재난안전관리 및 예방체계, 국민 안전을 대하는 국가 지도층 책임 의식에 근본적 변화가 없었다고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에 △참사 발생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독립조사기구 구성 등 필요한 조치 △책임자에 상응한 조치 및 재발방지대책 수립 등 후속조치 △진상규명·후속조치 전 과정 희생자 참여 △희생자 심리 지원 및 배·보상 법률적 지원을 촉구했다.

아울러 참사 발생 책임을 피해자에 돌리는 행위를 자제해야 한다고 국민들에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피해를 입은 분들은 내 가족이자 친구이자 동료"라며 "온라인에서 희생자들 모습이 담긴 영상이나 사진을 여과 없이 유포하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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