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마드리드(스페인)=이헌일 기자] 유럽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변북로와 경부간선도로를 지하화하고, 지상엔 수변·녹지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경부간선도로는 상부에 상업시설 조성을 전제로 민자를 유치하겠다는 아이디어도 언급했다.
오 시장은 26일 오후(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리오공원을 찾아 이런 구상을 밝혔다. 이곳은 M30 고속도로를 지하화해 도로 수용능력을 늘리고 상부공간을 공원으로 바꾼 현장이다.
먼저 강변북로는 가장 막히는 가양대교에서 영동대교까지 17.4㎞ 구간을 지하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일산방향 4차로, 구리방향 4차로를 양방향 지상 3차로와 지하 3차로, 총 12차로 확대해 간선도로로서 기능을 회복한다. 지상부에 줄어드는 차로는 보행로를 조성해 한강과 연결성을 높이고 수변 공간을 확대한다.
올해 강변북로 재구조화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을 실시하고, 내년 한강변 공간구상 용역, 강변북로 재구조화 교량 연결체계 개선을 진행한다. 이어 2024년 이후 투자심사 결과에 따라 설계 및 공사를 추진하는 일정이다.
경부간선도로는 극심한 정체 구간인 양재IC에서 한남대교까지 7㎞ 구간을 지하화한다. 기존 양방향 4차로씩 8차로를 지하도로 포함 12차로로 확대하고, 지상부에 시민 여가공간과 지역 필요 시설을 조성해 단절된 생활권을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경부간선도로 기능고도화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과 내년 경부간선도로 일대 공간개선 기본구상 용역을 실시하고 2024년 이후 투자심사 결과에 따라 설계 및 공사를 추진한다.
이 사업에는 지하화와 상부 공간 조성 등을 포함해 수조 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변북로는 이르면 2026년, 경부간선도로 2028년 착공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이날 오 시장은 마드리드 관계자에게 지하화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궁금한 점을 물어보며 의견을 나눴다.
그는 "경부간선도로 지하화에 워낙 많은 돈이 들어가서 상업용으로 지상 공간을 활용해 예산을 마련하자, 민간투자를 유치하자는 등 논의가 있다"며 "여기는 비용 마련하기 위해 활용된 상업적 공간은 없나"라며 민자 유치 방안을 언급했다. 또 경험을 토대로 보완할 부분은 없는지도 물었다.
이에 페르난도 포라스 이슬라 리오공원 공동 건축가는 "지하화하되 다른 방법으로 교통량을 (분산하는 방식을) 병행할 수는 없었을까 그런 생각도 든다"며 "일부를 지하화하면서 다른 방법을 연구해 볼 수 있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또 "오히려 차선 자체는 더 줄이더라도 대중교통 인프라를 발전시키고 자가용 사용을 줄여 교통량 자체를 줄이면 지하화하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며 "그런 다양한 방법을 꼭 병행해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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