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안정호 기자]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 한 달을 지나 첫 회의를 앞두고 교육과정 심의·의결과 위원 구성 등 과제를 쌓아두고 있다.
국교위는 27일 제1차 회의를 열고 운영을 위한 세부사항을 규정한 ‘운영규칙(안)’을 심의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출범 후 한 달 만에 첫 전체회의가 열리는 셈이다.
일각에선 첫 회의에서 연내 고시해야 할 2022 개정 교육과정 심의·의결을 앞두고 관련 논의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이번 회의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아 업무 진행에 차질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빚었다.
이에 국교위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교육과정 심의안을 전달받는 대로 (심의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지난 13일 사전워크숍에 이어 첫 국정감사까지 쉴 틈 없이 일정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공청회까지 끝난 2022 개정 교육과정은 교육부에서 의견 수렴한 내용을 토대로 행정예고한 뒤 연내 국교위에서 심의·의결을 거치면 교육부 장관이 최종 고시하게 된다.
정대화 국교위 상임위원은 "당초 교육부가 이달 안으로 국교위에 (2022 개정 교육과정) 심의안을 보낼 예정이었지만 장관 청문회 등 일정으로 다음 주 경 심의안이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개정 교육과정 심의 과정에서 내달 중 두 번 이상의 전체회의 진행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교위는 교사 비하와 공교육 부정 등의 발언을 했던 대통령 추천의 김정호 위원(전 자유기업원장)에 대한 교육계의 사퇴 요구에도 직면해 있다.
김 위원은 지난 8월 한 유튜브 채널에서 사회자가 "교사는 공교육을 뜯어먹고 사는 교육충"이라는 발언에 "그렇다"며 동의한 바 있다. 또 "학교보다 에듀테크 기업들이 잘한다. 학교는 문을 닫아야 한다" 등 공교육을 부정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은 성명을 통해 "국교위원이라면 교육 불평등의 현황에 동의하고 어떻게 더 나은 교육을 만들어갈지 논의해야 한다"며 "김 위원은 공교육의 중요성과 교사들의 노고를 부정한 발언들에 고개 숙여 사과하고 국교위원직을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또한 보수 성향의 교육단체인 학교바로세우기 전국연합회도 "공교육을 폄훼하고 교원들에게 씻을 수 없는 모욕감과 상처를 준 김정호 교수는 국가교육의 장기계획을 수립하는 국교위원으로 부적합하다"면서 "국가장래를 위해 조속히 위원직을 사퇴하라"고 했다.
교원단체 추천 위원 2명은 여전히 공석 상태이기도 하다.
교원단체들은 당사자 간의 합의를 통해 추천자를 정하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회원(조합원)수가 많은 단체 순서로 각 1명씩 추천자를 정해야 한다. 다만 회원수 산정 방식에 이견이 여전하다.
쟁점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교사노조연맹 간의 중복 조합원 문제다. 전교조는 조합원수를 집계할 때 동일 인물의 중복 가입을 인정하지 않는 단일 노조인 반면 교사노조연맹은 여러 노조가 모인 연합단체로 조합원의 중복 가입을 허용한다.
앞서 전교조는 지난달 법원에 "정부가 합리적 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채 교원단체 추천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국교위 교원단체 추천자 확정 절차 중단 가처분을 신청했다. 전교조 관계자는 "재판으로 시간을 끌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교육당국은 시간을 끌지 말고 합리적 기준을 마련해 중복 조합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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