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로잔(스위스)=이헌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올림픽 수도' 스위스 로잔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만나 2036 하계올림픽 유치 의사를 다시 한번 밝혔다.
오 시장은 24일 오후(현지시간) 로잔에서 바흐 위원장과 면담을 가진 뒤 "서울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는 취지로 2036년 올림픽 개최를 희망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전달했다"며 "(바흐 위원장은) 서울이 매우 잘 준비된 도시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면담 내용을 설명했다.
오 시장과 바흐 위원장의 만남은 이달에만 세번째다. 앞서 서울에서 열린 서울올림픽 레거시 포럼과 ANOC 총회 만찬 자리에 이어 오 시장이 유럽 출장길에 다시 바흐 위원장을 찾았다.
그는 바흐 위원장에게 잠실 스포츠·MICE 복합개발 프로젝트도 소개했다. 올림픽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은 아니지만 올림픽을 유치한다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다.
또 2036년은 88올림픽 이후 거의 50년이 지난 시점이며 과거 2~3회 올림픽을 치른 도시들이 평균 50년의 시차로 개최했다는 점도 설명했다.
바흐 위원장은 서울시가 도시계획 분야에서 장기적 도시비전을 갖고 있고, 그 비전에서 스포츠의 역할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 인상깊다고 언급했다. 또 최근 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회(ANOC) 총회 참석 차 서울을 방문했을 때 만난 한국 인사들이 입을 모아 서울시가 2036 올림픽의 개최도시인지 물을 정도로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바흐 위원장과 면담을 앞두고 오전에는 IOC본부 올림픽하우스에서 열린 '2022 세계올림픽도시연합 연례회의'에 참석, 올림픽 유치 경험이 있는 도시들과의 우호협력 관계를 다졌다. 이 회의에 서울시장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의 이후에는 로잔 시장인 그레고리 주노드 세계올림픽도시연합 회장과 면담을 가졌다. 또 국제 스포츠 대회 서울 유치를 위해 IOC e스포츠 책임자, 국제수영연맹(FINA) 등 국제 스포츠 관계자들을 만나 의견을 나눴다.
2036년 하계올림픽은 역대 최대 경쟁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벌써 유치전이 달아오르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인도, 인도네시아, 카타르, 튀르키예 등이 유치 의사를 밝혔고, 독일과 헝가리, 러시아, 스페인, 영국 등도 유치에 나설 도시로 거론된다.
서울 유치를 위해서는 앞으로 대한올림픽위원회의 국내후보도시 신청 및 승인, 중앙정부의 타당성 조사와 승인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여기에 대략 1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오 시장은 북한과 공동개최 가능성도 열어뒀다. 남북관계 등 여러 조건 상 불확실성이 큰 만큼 일단 서울 단독 개최로 준비하되 남북공동개최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열린 자세로 접근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000년의 역사를 가진 역사문화도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류의 본거지인 서울이 다시 올림픽을 유치해 세계적 스포츠 도시라는 이미지까지 획득한다면 글로벌 톱5 도시의 위상을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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