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0주년 특집-사라지는 인구①] 대한민국 지속가능성 위협…'골든타임' 끝나간다


올해 출생아 수 역대 최저, 사상 첫 총인구 감소…"파격 대안 아니면 방법 없다"

올해 7월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인 2만441명. 지난 2016년 4월 이후 76개월 연속 최저치를 갈아치우는 중이다. 전체 인구도 약 5173만8000명으로 작년보다 9만 명가량 줄었다. 1949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총인구가 감소했다. 사진은 지난 2015년 제6회 보솜이 아기모델 선발대회 시상식 모습.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배정한 기자

대한민국은 OECD 경제규모 10위권 국가로 성장했지만 장밋빛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오히려 생존을 걱정해야 할 때다. 인구 감소 실태가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왔으나 현실은 악화되는 상태다. <더팩트>는 인구소멸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현장과 각종 자료 등을 직접 확인했다. 인구 문제 해결을 더는 지체해선 안 된다. 기획은 ①한국 지속가능성 위협…'골든타임' 끝나간다 ②"요양원에서 동창회 할 수도"…문 닫는 학교들 ③짐싸는 청년들…"모로 가도 수도권으로" ④지자체들 '고군분투', 중앙정부는 '팔짱'의 순으로 구성됐다<편집자주>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국내 인구 문제를 얘기할 때면 '역대'라는 수식어가 거의 빠짐 없이 등장한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도 한 예다. 올해 7월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인 2만441명. 지난 2016년 4월 이후 76개월 연속 최저치를 갈아치우는 중이다. 전체 인구도 약 5173만8000명으로 작년보다 9만 명가량 줄었다. 1949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총인구가 감소했다.

문제는 인구절벽을 해소할 골든타임도 끝나간다는 점이다. '해결 방안이 없다'는 비관적 전망마저 나오는 현실이다. 교육·경제·행정·문화 등 전 분야에서 인구 문제를 중심에 두고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 전국 절반 소멸 위험…서울, 출산율 꼴찌 중 꼴찌

계속되는 인구 감소는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한다.

지방소멸 현상은 이를 표면적으로 보여준다. 한국고용정보원 조사 결과 올해 3월 기준 전국 228곳의 기초 지자체 중 113곳에 소멸위험 경고음이 울렸다.

2년 전과 비교하면 11곳의 소멸위험지역이 늘었다. 전부 시(市) 단위 지역들이다. 각각 경남 통영, 경기 포천, 충북 충주, 전남 나주, 충남 당진, 강원 속초, 전남 여수, 경기 동두천, 전북 익산, 충남 서산, 전북 군산 등이다.

지방을 빠져나간 인구는 수도권에 쏠린다. 같은 기간 경기도 인구는 전년 같은 달보다 11만 명 증가했다. 인천도 1만6000명 늘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인구가 늘어난 곳은 경기·인천과 세종(1만6800명), 충청(4900명), 제주(3200명), 강원(2600명) 뿐이다.

인구 감소의 악순환이 여기서 시작된다. 수도권 과밀화가 취업난과 부동산 및 물가 상승 등을 일으키며 출산 여건을 악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세계 꼴찌란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작년 국내의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1미만은 한국이 유일하다. 이중에서도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은 곳, 꼴찌 중 꼴찌는 수도 서울(0.63명)이다.

작년 국내의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1미만은 한국이 유일하다. 이중에서도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은 곳, 꼴찌 중 꼴찌는 수도 서울(0.63명)이다.

◆ 갈수록 심해진다…2000년 수준 회귀 전망

이런 탓에 암울한 전망만 쏟아진다. 구영수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018년 '지방소멸 위기에 대한 국가적 대응전략' 보고서를 쓰며 지금 추세대로라면 한국은 2060년 총인구가 4525만 명까지 내려가 2000년 수준으로 회귀한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나온 자료들은 그보다 심각한 상황을 경고한다.

해당 보고서는 2017년 합계출산율이 1.05명이라며 역대 최악이라고 지적했으나, 이듬해 0.98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1미만을 기록했다. 그 뒤로도 0.92명, 0.84명, 0.81명 순으로 더욱 나빠졌다.

이에 통계청은 지난해 발표한 '2020~2070년 장래인구추계'에서 2060년 한국은 최악의 경우 인구가 3752만 명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대한 낙관적으로 전망해도 4800만 명 정도로 지금보다 훨씬 줄어든다.

자연히 인구구조도 대폭 바뀐다. 2070년쯤에는 60세 이상 고령인구가 0~14세 유소년 인구보다 6.2배 많을 것으로 관측했다. 그동안 통계청은 총인구 감소가 시작되는 시기를 2029년으로 예측해 왔으나, 현재는 이미 감소국면이 시작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한국은 생산연령인구 비중이 2070년 OECD 국가 중 가장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세금을 내는 인구보다 복지 대상인 인구가 많아지면서 사회의 부담도 그만큼 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에서 OECD 주요국가 성 격차 지수와 출산율에 관한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 교육·연금 등 전방위 개선…'불편한 진실' 꺼내야

전문가들은 정파를 넘어선 중장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조영태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장은 "인구 감소는 교육, 조세, 연금, 국방, 지역산업 등 여러 방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라며 "모든 분야에서 인구를 중심에 두고 심도 있는 논의를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현행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인구정책기본법'으로 바꾸자고 제언한다.

법 대상을 저출산으로 한정할 게 아니라, 인구 문제 전반으로 넓히자는 의미다. 어느 한 분야만 고리를 끊어낸다고 해서 '수도권 쏠림→그에 따른 과도한 경쟁→초저출산'의 악순환을 벗어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마강래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파격적인 대안이 아니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인구감소로 사회 고령화 현상은 세계적이지만 한국은 속도가 너무 빨라 문제다. 단순 계산만 해봐도 현재 국내 인구 감소 추이대로라면 지역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성도 담보할 수 없다.

마 교수는 "삶의 질을 높여 아이 낳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지만, 인구 구조상 지금 청년들은 지출해야 할 부양비는 늘고 받게 될 연금은 줄게 돼 있어 삶의 질이 더 나빠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표에서 불리하단 이유로 연금 등을 못 건드리고, 정치 호흡 자체가 짧다 보니 중장기 대책 구상도 마땅치 않다"며 "연금 등 불편한 진실을 꺼내 조속히 개선안을 내고 정파를 넘어선 특단의 대책 마련에 머리를 모으지 않는 한 결코 문제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chesco1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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