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출금 불법?…"검찰,'중요 참고인'도 출국금지"


이규원·차규근·이광철 공판 중 출금 사례 공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2019년 5월 9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긴급 출국금지 조치의 불법성을 다투는 재판에서 검찰이 과거 중요 참고인의 출국을 금지한 사례가 있다는 자료가 제시됐다. 출입국관리법상 범죄 피의자가 아닌 김 전 차관의 출국을 막은 건 위법하다는 검찰의 공소사실과 상반된 사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는 14일 김 전 차관 출국금지 관련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규원 전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본부장, 이광철 전 청와대 비서관의 공판을 열었다.

차 전 본부장은 2012년 1월~2021년 5월 검찰의 긴급 출금 사례 109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피내사자와 참고인을 긴급 출금한 사례 17건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출입국관리법상 긴급 출금 대상은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범죄 피의자다. 김 전 차관이 '별장 성 접대' 의혹을 받고 있었지만 범죄 피의자로 볼 수 없다는 것이 검찰 시각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김 전 차관의 긴급 출금 당시 실무자였던 이 검사 등이 위법한 절차로 김 전 차관의 출국을 막았다고 보고 있다.

범죄 피의자에 한해서만 긴급 출금 조치를 내릴 수 있다는 검찰 주장과 달리 참고인의 출국까지 막은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차 전 본부장은 "내사 중인 자, 즉 피내사자는 물론 중요 참고인까지 긴급 출금한 사례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 검사의 긴급 출금 요청서도 부실하게 작성됐다고 보고 있다. 당시 요청서에는 요청 기관으로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서울동부지검 직무대리 검사 이규원)'이라고만 쓰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검사는 서울동부지검 직무대리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당시 진상조사단이 서울동부지검 청사에 여유 공간에 마련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서울동부지검장을 수사기관장으로 보고, 직무대리 검사가 소속 지검장 관인 없이 출국금지 절차를 밟아 위법하다고 공소사실을 구성했다.

이에 대해서도 차 전 본부장은 역시 과거 사례를 전수 분석한 결과 "일반 출금 요청서 서식을 활용해 검사가 임의로 '긴급'이라는 글자를 부기하거나, 수사기관장 항목을 삭제하고 요청한 검사의 소속 검찰청만 기재한 요청서로 긴급 출금이 이뤄진 사례가 있었다. 관인이 아예 없거나 검사의 날인만 있는 사례, (수사기관장 등의) 서명 날인이 없는 사례도 있다"며 해당 요청서들을 법정에서 공개했다.

그러면서 "긴급 출금 제도는 검사의 신속한 조치를 위해 운용돼 왔다"며 "검찰의 기소 논리에 따르면 피내사자와 참고인을 긴급 출금한 검사들, 법정서식 대신 임의서식을 쓰거나 임의로 (서식을) 편집한 수많은 검사들 역시 앞으로 수사나 징계를 받아야 하는 결론에 이른다"라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는 14일 김 전 차관 출국금지 관련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규원 전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본부장, 이광철 전 청와대 비서관의 공판을 열었다. /이새롬 기자

이날 재판에는 김오수 전 검찰총장의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었지만 무산됐다. 김 전 총장은 일신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김 전 총장은 수사 중인 사건이 있다며 가급적 증인 신청을 취소해달라는 의견을 밝혔다. 재판에 출석하더라도 증언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사건 당시 법무부 차관이었던 김 전 총장은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과 연락이 되지 않자 관련 보고를 대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다음 달 18일 김 전 총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다시 진행할 예정이다.

또 재판부는 이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조 전 장관은 사건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했다.

검찰은 이 검사가 이 전 비서관에게 '대검 허가가 필요하다'라고 말하자, 이를 전해 들은 조 전 장관이 윤대진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과 봉욱 전 대검 차장 등에게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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