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주현웅 기자] 정부·여당의 사퇴 압박을 받는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법에 정한 임기를 지키는 게 법치주의 원칙이라며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권익위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전 위원장의 거취를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정부가 바뀌고 전반기 국회가 끝날 때 관두실 것처럼 했는데 갑자기 입장을 왜 바꿨는지 궁금하다"고 운을 뗐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전 위원장이 취임하고 제도개선 권고 이행률이 기존 87%에서 28%로 떨어졌다"며 "능력이 부족하다는 방증"이라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적극 엄호했다. 감사원의 권익위 감사가 전 위원장 사퇴를 위한 표적 감사라고 강조했다.

황운하 민주당 의원은 "감사원의 최근 권익위 감사는 전 위원장을 사퇴시키기 위한 표적감사로 유병호 사무총장이 정권의 사냥개로 전면 등장했다"며 "박정희 정권 때 차지철을 떠오르게 한다"고 지적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최재해 감사원장의 경우 기관장으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는데도 임기를 보장받는다"며 "대통령의 하명에 따라 돌격대 역할을 하면 전 위원장도 고난을 받지 않고 임기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정부와 여당을 비꼬기도 했다.

그러면서 전 위원장에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임기는 국민과 한 약속이니 어떤 압력에도 소임을 다하겠다'고 한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전 위원장은 "제가 한 말인 줄 알았다"며 "윤 대통령의 말씀대로 법에 정한 임기를 지키는 게 법치주의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를 향한 사퇴 압박과 핍박은 제가 권력 눈치를 보지 않기 때문"이라며 "권익위는 국민 입장에서 권익을 구제하는 기관"이라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성적 수치심을 느낀다며 여당에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전 위원장은 네, 아니요로만 대답을 해달라"며 "왜 이렇게 질척거리십니까. 깔끔하게 합시다"라며 짧은 답변을 요구했다.

전 위원장은 "질척거린다는 표현에 굉장히 성적 수치심을 느낀다"며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를 부탁드린다"고 항의했다.

이날 국감에선 권익위의 감사원 조사 계획도 쟁점이 됐다. 소병철 민주당 의원은 '권익위 직원들 혹은 외부에서 감사원의 위법 행위 신고가 접수되면 거꾸로 조사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전 위원장은 "감사원 부패행위에 대한 신고가 들어오면 권익위에서 얼마든지 조사할 수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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