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억 들인 지하철 공기청정기…농도는 오히려 증가


김선교 의원, 서울교통공사 자료 공개…"대형선풍기 수준"

서울 지하철 공기청정기 설치에 196억 원이 투입됐지만 공기질은 오히려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서울 지하철 공기청정기 설치에 196억 원이 투입됐지만 공기질은 오히려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는 2020년부터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지하철 1~8호선 역사에 약 196억 원의 예산을 들여 대형 공기청정기 3996대를 설치했다.

노선별로 5호선 810대, 2호선 654대, 6호선 638대, 7호선 602대, 3호선 510대 등이다. 1대 당 평균 490만 원이 들었다.

그런데 공사가 각 역사 공기질을 측정한 결과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농도는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0년 전체 역사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52.3㎍/㎡였는데 2021년 52.5㎍/㎡로 0.2㎍/㎡ 증가했다. 초미세먼지도 31.7㎍/㎡에서 32.6㎍/㎡로 0.9㎍/㎡ 올라갔다.

미세먼지 농도는 1호선과 3호선, 4호선, 5호선, 6호선 역사에서 상승했다. 상승폭은 6호선 7.7㎍/㎡, 5호선 6.6㎍/㎡, 4호선 5.5㎍/㎡ 등이다.

초미세먼지는 3·4·5·6·7호선이 악화했다. 6호선은 5.9㎍/㎡, 4호선은 4.6㎍/㎡ 증가했다.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기준치(미세먼지 100㎍/㎡, 초미세먼지 50㎍/㎡)를 초과한 역사도 있다. 미세먼지는 쌍문·신중동·종각역 등 3곳, 초미세먼지는 쌍문·신중동·종각·미아·미아사거리·부천시청·제기동역 등 7곳이다.

특히 쌍문역은 미세먼지 144.2㎍/㎡, 초미세먼지 88.6㎍/㎡로 각각 최대치를 나타냈다. 2020년 12월 공기청정기 14대를 설치한 곳이다.

김 의원은 "200억 원에 육박하는 예산을 들여 설치한 역사 내 대형 공기청정기가 사실상 대형선풍기 수준"이라며 "서울시 뿐만 아니라 환경부 등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전국적으로 추진된 사업인 만큼 전수조사와 책임자 문책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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