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윤석열 정부 첫 서울경찰청 국정감사의 화두는 역시 신구 권력 수사였다. 여야는 '이스타항공 채용 비리 의혹'과 김건희 여사 '허위 경력 의혹' 불송치 결정을 놓고 각각 부실 수사라며 비판했다. 김광호 청장의 과거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2일 오후 8시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 청사에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김광호 청장을 비롯해 김수영 공공안전차장과 박정보 수사차장, 김학관 자치경찰차장, 김숙진 경무부장, 윤시승 경비부장, 김성종 수사부장 등이 참석했다.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 본인이 허위 경력을 인정했는데 국민대 채용담당자 말만 듣고 불송치 결정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김 청장은 "국민대 관계자들 이야기도 그렇고 채용에 관련이 없는 경력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허위 경력 의혹으로 사기와 업무방해 혐의를 받던 김 여사에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또한 김 여사가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에 "잘하면 뭐 1억원도 줄 수 있지"라고 말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사건도 불송치 결정했다.
김 의원이 "제공할 의지를 표시하면 공직선거법에 걸리는데 검토하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김 청장은 "검토했고 정당한 대가"라고 해명했다.
국민의힘은 서울 강서경찰서가 수사해 불송치 결정을 내린 이스타항공 채용 비리 의혹을 거론했다. 민주당 출신 이상직 전 의원과 관련된 이 사건은 이의신청으로 검찰로 넘어가 전주지검이 수사 중이다. 경찰은 불송치 결정 당시 인사 관련 문건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전주지검이 압수수색해 인사 채용 문건을 확보하고 인트라넷 서버도 확보했다. 검찰이 보는 것을 경찰은 못 보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김 청장은 "고발 사건이 2건인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는 고소가 취하됐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 청장은 "경찰관이 고소 취하를 일방적으로 요구한 것이 아니다"라며 "부정 취업에 대해서도 수사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사건을 놓고 김 청장이 수사 책임자에 강제수사를 독촉했다는 의혹도 언급됐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유튜브에서는 처벌이 된다고 하는데 법리검토는 똑바로 했느냐'고 발언한 적 있냐"라고 김 청장에 따졌다.
김 청장은 "발언한 적 있다"라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이 "유튜브 언급한 것이 사실이냐"고 묻자 "네"라고 답했다. 김 의원이 "유튜브를 보고 증거관계를 판단한 것이냐"고 묻자 그는 "고발인이 유튜버(가로세로연구소)이기 때문에 주장 내용을 검토한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김 청장이 과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놓고 "불법행위는 앞으로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라도 반드시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한 발언을 비판하는 질의도 있었다.
오영환 민주당 의원은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편협한 워딩(발언)을 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며 "사과할 생각이 없냐"라고 묻자 김 청장은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답했다. 그러자 오 의원이 다시 사과 의사를 물었으나 그는 "그렇다"고 말했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과 관련 지난 1월 피해자 측의 2차 고소 당시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형석 민주당 의원은 "왜 (신청) 하지 않았냐"고 묻자 김 청장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난달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고발인 이의신청권이 사라진 것에 부작용을 묻는 말도 있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김정숙 여사 의류 등 특수활동비 사건은 반년이나 지나도 소식이 없다"고 했다. 이에 김 청장은 "(이의신청권이 폐지됐지만) 불송치 결정에 검찰이 재수사 요청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지방경찰청장 출신인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청장이 아무리 의지가 있더라도 수사관이 의지를 갖지 않으면 소용이 없고, 의지가 있어도 역량이 없으면 안 된다"며 "국민들이 경찰 수사를 믿을 수 있도록 먼저 치고 나가라"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 청장은 "부임한 뒤 서울경찰청 수사가 수사권 조정 이후 서울중앙지검에 버금가는 수사력을 가져야 한다는 의식을 갖고 인지수사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강조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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