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덕인·윤웅 기자] 지난 2020년 11월, 혜민스님은 한 방송에서 서울 삼청동 자택에서의 일상을 가감없이 공개했습니다. '남산 뷰'를 배경으로 한 집에서 인공지능 스피커로 참선 수행을 하고, 인스턴트 음식도 즐겼습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담했고, 결국 '풀(Full)소유' 논란이 일며 나비효과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뉴욕 아파트 구입 의혹과 마음치유학교 논란, 법정의 무소유 관련 발언 등 혜민스님의 과거 문제점들이 도마 위에 오르기 시작했고, 결국 모든 공개활동을 접고 은거하며 수행을 이어갔습니다.
2년여 동안 대중 속에서 모습을 감춘 혜민스님은 지난 4월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 구호활동을 시작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매주 화요일에는 사단법인 '함께나누는세상'이 종로 조계사 앞에서 진행하는 배식 봉사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 그는 어떤 입장일까. 취재진은 스님의 근황을 듣기 위해 지난달 27일 배식 봉사가 진행 중인 조계사를 찾았습니다.
[기자: 오랜만에 뵙는 거 같은데 무슨 행사인가요?]
[혜민스님: (마스크를 쓰며) 예?]
[기자: 오랜만에 뵙는 거 같아서요. 근황이 궁금해서요. 잘 지내시는지 해서요.]
봉사에 앞서 잠시 대기하던 스님은 취재진이 말을 건네자, 당황하며 자리를 빠르게 떠났습니다.
조금 뒤, 조계사의 한 관계자가 취재진을 찾았습니다.
[조계사 관계자: (혜민스님 인터뷰는) 2~3년 뒤에나 하십시오. 그 사람이 받은 상처는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한 사람을 바보로 만들었잖아요.]
[기자: 억울한 부분도 많으실 거 같아서요.]
[조계사 관계자: 다음에 연락을 주십시오. 스님도 이제는 괜찮겠다 싶으면 (만나겠죠). 엄청 힘들어하더라고요.]
일주일 뒤, 조계사를 다시 찾았습니다.
[기자: (혜민스님께) 한 번 더 인터뷰를 부탁드려도 될지 해서요.]
[조계사 관계자: 절대 안 됩니다. 저하고 혜민스님이 같이 일하는 이상 (인터뷰는) 안됩니다.]
혜민 스님에게 다시 한번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그는 끝내 응하지 않았습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스님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에 많은 상처를 받았고, 앞으로 묵묵히 봉사하며 지내고 싶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10여년 전 "남몰래 봉사활동 하던 친구를 보고 충격 받아 출가를 했다"던 혜민스님. 조용히 대중 속으로 들어온 그는 다시 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