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윤석열 정부 첫 경찰청 국정감사 화두는 '수사'였다. 여권에서는 경찰이 불송치 결정했다가 검찰 요구를 받아 보완수사로 송치한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놓고 공세를 펼친 반면, 야권은 윤석열 대통령 처가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를 비판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7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청사에서 경찰청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경찰청에서는 윤희근 경찰청장과 우종수 경찰청 차장,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 김준영 기획조정관, 이호영 경무인사기획관 등이 참석했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바른미래당 고발로 시작된 수사를 진행한 경기 분당경찰서는 3년 이상 되는 기간에 걸쳐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정부(문재인 정부) 눈치를 보고 사건을 뭉갠 것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윤 청장은 "분당서는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보고 받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 관련해 경찰이 제3자 뇌물죄로 송치했다. 어떻게 3년 끌어 불송치한 사건을 이제 와서 송치할 수 있냐"고 따졌다. 남구준 본부장은 "50억원 후원 과정을 수사해 대가성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라고 답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 강서경찰서가 불송치 결정했다가 고발인인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의 이의신청으로 송치돼 서울남부지검을 거쳐 전주지검에서 수사 중인 이스타항공 채용 부정 의혹을 놓고 윤 청장에 부실 수사가 아니냐고 물었다.
국민의힘은 이스타항공 채용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이상직 전 의원과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윤 청장은 "당시 수사가 미흡한 부분이 있지는 않았는지 사실 확인을 시켰다"며 "현재 사실 확인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허위 경력 의혹 등에 불송치 결정을 내린 것을 문제 삼았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불송치 사유가 참 납득이 어렵다. 수사를 한 것인지 정말 헷갈린다"라고 비판했다.
남구준 본부장은 "대학 측에서 공통으로 채용 조건이 충족됐고 기망당한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천 의원은 경기남부경찰청이 1년여 수사 중인 김 여사 일가의 경기 양평 공흥지구 의혹 수사가 지체되고 있다고 따졌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파견됐던 A경정이 논란이 제기된 통신조회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장검사도 모르는 내용을 A경정이 알고 있다"며 "이게 사실이면 직권남용"이라고 했다. 윤 청장은 "사실관계를 확인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및 김순호 국장 프락치 의혹과 경찰청장 지휘규칙도 화두가 됐다. 오영환 민주당 의원은 "검찰 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시행령으로 경찰국 설치 근거가 사라졌지 않았냐"며 "김 국장 거취도 추후 검토하겠다고 하더니 행안부 눈치만 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기상 민주당 의원은 "경찰국 신설과 지휘규칙을 놓고 일선 경찰 대다수가 반대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윤 청장은 "국가경찰위원회가 헌법재판소에 낸 권한쟁의심판을 지켜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경찰위 결정과 장관 지휘권이 충돌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라며 "경찰위 의결 사항을 장관이 승인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윤 청장은 "장관은 재의 요구권이 있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 보도를 놓고 국민의힘 등이 MBC 관계자 등을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발한 사건도 언급됐다. 이종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 등은 MBC 등을 고발했고, 해당 사건은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수사 중이다.
'명예훼손죄가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지를 알고 있냐'는 최기상 민주당 의원 질문에 남 본부장은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향후 수사 과정에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최 의원 말에 "알겠다"라고 말했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이 언급되며 스토킹범죄 가해자에 위치추적 장치를 붙이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철민 민주당 의원은 "GPS 추적 장치를 부착해 가해자가 피해자에 접근하면 연락이 들어가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청장은 "신당역 사건 이후 여러 제안 중 많은 분이 언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정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것 등이 대안으로 검토가 되고 있다. 다만 법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신지영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서비스 대표는 "창과 방패의 싸움처럼 사이버 사기 피해 예방에 나서고 있지만 수법이 점점 고도화되고 있다"며 온라인 사기를 통신사기 범주에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윤 청장은 "굉장히 실효성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서혜정 아동학대피해가족협의회 대표는 참고인으로 출석해 오는 17일 미성년자 11명을 성폭행한 김근식 출소를 놓고 "공터에 전입신고를 해놓은 성범죄자도 있다"며 "신상공개 오류를 발견하고 전화로 신고해도 친절하게 해주는 곳이 단 한 곳도 없다"고 토로했다.
윤 청장은 "원점에서 검토하고 법무부와 관련이 있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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