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이현 기자] '소년판 삼청교육대'로 불리던 선감학원 암매장지에서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와 유품이 처음 발견됐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감묘역 유해 매장지에서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봉분 4기를 발굴해 치아 20여 개와 단추 4개 이상을 발견했다고 29일 밝혔다.
선감학원 피해자들이 확인한 결과 이번에 발견된 단추는 선감학원 수용 당시 입었던 원생들의 복장에 달려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치아 역시 10대의 것으로 추정된다.
진실화해위는 인류학적 감식을 통해 성별과 나이, 사망 시점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선감학원은 부랑아들을 교화시킨다는 명목으로 일제강점기부터 운용돼왔다. '소년판 삼청교육대'라는 별칭이 붙은 수용시설로, 1982년 폐쇄될 때까지 끌려온 아동은 4700여 명에 이른다. 이중 다수는 구타와 영양실조로 사망하거나 탈출하는 과정에서 바다에 빠져 목숨을 잃었다.
희생자들은 이름도 남지 않았다. 공식 기록상 사망자는 24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선감학원 생존자 증언에 따르면 최소 수백명이 목숨을 잃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40년 넘는 세월 동안 피해 사례들이 꾸준히 신고·축적됐고, 진실화해위는 지난 26일 유해 매장지에서 개토제를 열고 발굴에 들어갔다. 매장지엔 유해 150여 구가 묻혀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근식 진실화해위 위원장은 "이번 유해 시굴에서 나온 유해와 유품을 통해 선감학원 원생을 암매장했다는 증언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유해와 유품에 대한 세부적인 감식 결과와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종합적인 진실규명 결과를 10월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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