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일제고사 주도' 이주호…교육장관 후보 급부상


MB 정부 교과부 장관…이르면 이번주 발표

이명박 정부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정책대학원 교수가 50일째 공석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이주호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뉴시스

[더팩트ㅣ안정호 기자] 이명박 정부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정책대학원 교수가 51일째 공석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이 교수 등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최종 인선 작업을 거치고 있으며 이번 주 안으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 교수는 이명박 정부 인수위원과 대통령실 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을 맡은 바 있다. 이후 그는 교과부 제1차관을 거쳐 2010년 8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장관을 지냈다.

이 교수가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되면 약 10년 만에 ‘2번의 교육장관’을 지낸 두 번째 장관이 된다. 이보다 앞서 안병영 연세대 명예교수는 김영삼 정부와 노무현 정부 당시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지냈다.

이 교수는 장관 재임 시절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를 통해 자율형 사립고 설립을 주도했다. 교육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자율성을 높여 교육 당사자에게 선택권을 주자는 것이다. 이에 이 교수가 교육부 장관으로 최종 임명된다면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에서 고교서열화 해소방안의 일환으로 2025년까지 추진하던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에 제동이 걸릴 확률이 높다.

또 교육부는 최근 ‘자유민주주의·남침’과 ‘노동·생태교육’이 빠져 이념논쟁이 불붙었던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시안 마련이 남은 상황에서 이념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지 않도록 하는 것도 신임 장관의 몫이다.

이 교수는 지난 3월 공동으로 발표한 ‘대학혁신을 위한 정부개혁 방안’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대학은 교육부의 산하기관처럼 취급되면서 강한 통제와 지시를 받고 있다"며 "대학을 교육부의 산하로부터 떼어내 총리실로 편재하는 정부 개혁이야말로 대학 규제개혁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어 대학 균형 발전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이 교수가) 교육과학문화수석과 교과부 차관, 장관을 맡았던 이명박 정부의 교육 모토는 대학에 대한 교육부의 관리, 감독을 철폐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 교수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의 정원 정책과 그에 맞는 재정지원이 필요한 시기인데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교원단체들은 이 교수가 과거 교장 공모제와 고교 서열화에 앞장섰다며 후보자 지명 가능성에 반발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는 "이주호 전 장관은 MB정부 시절 자사고 도입 및 확대로 고교 서열화와 일반고 황폐화 문제를 일으켰고 일제고사 도입으로 초중등 교육을 줄세우기 경쟁교육으로 몰아간 장본인이다. 또 학교 민주화의 첫걸음인 교장 공모제를 시행령으로 막아 교육계의 ‘법 위의 시행령’ 논란도 일으켰다"며 "아직도 그 폐해가 학교 현장에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주호 교육부 장관 인선은 교육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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