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서울 택시요금 조정안이 서울시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시행 8부 능선을 넘었다.
이번 요금 인상으로 심야 택시기사 평균 수입이 80만 원 가량 늘어나면서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25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택시요금 조정안이 22일 열린 시의회 교통위원회를 통과해 28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조정안은 기본요금과 거리요금, 시간요금을 모두 올리고 기본거리는 하향조정하면서 심야할증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종적으로 중형택시 기준으로 요금이 19.3% 오른다.
기본요금은 기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 인상하고, 기본거리는 2000m에서 1600m로 줄인다. 거리요금은 기존 132m당 100원에서 131m당 100원으로, 시간요금은 31초당 100원에서 30초당 100원으로 조정한다.
심야할증 시간대는 기존 자정부터에서 오후 10시부터로 2시간 늘린다. 또 기존에는 모든 시간대 할증률이 20%로 동일했는데 앞으로는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는 40%를, 나머지 시간은 20%를 적용한다.
이번 요금조정은 코로나19 일상회복 이후 지속된 심야 승차난 해소를 위한 대책이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승객과 기사수가 모두 감소했는데 일상회복 이후 승객은 다시 늘어난 반면 기사수는 회복이 더디다는 판단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월 심야 택시 평균 운행대수는 2만4333대였는데 일상회복이 본격화된 시점인 올 4월은 1만7000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후 시가 각종 대책을 내놓으면서 1만9000~2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나 여전히 승차난이 계속되고 있다.
시는 이번 요금 인상으로 기사 수입이 늘어나면서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통해 심야 운행대수를 코로나 이전인 2만5000대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조정안이 적용되면 심야시간 6시간 운행 기준으로 중형택시 1대 당 수입은 현재보다 6만4000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심야시간을 운행하는 기사의 한 달 평균 수입은 현재 264만 원에서 344만 원으로 80만 원(30.3%) 가량 증가한다는 계산이다. 낮 시간대 기사 수입도 현재 221만 원에서 262만 원(18.6%) 늘어난다.
특히 시는 요금 인상이 실질적인 기사 수입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법인택시 업계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수입 증가분이 최소 비용을 제외하고 기사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초과 수입을 분배하는 기준금을 요금 인상 이후 6개월 간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택시 중개플랫폼에 목적지를 표시하지 않는 방안을 국토교통부에서 추진하고 있는데 승차난 해소를 위해서는 요금 인상과 이 사안이 병행돼야 한다"며 "요금 인상으로 공급이 늘어난다 해도 택시들이 원하는 목적지를 골라 운행하면 효과가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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