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일에 손이 떨려"…신당역 범행 현장 가보니


서울교통공사 지하철보안관 순찰 교대 근무

서울교통공사 지하철보안관이 15일 오후 서울 신당역 2호선 여자화장실 앞 사건 현장에서 순찰을 하고 있다./김이현 기자

[더팩트ㅣ김이현 기자] "너무 끔찍하죠. 여기 바로 앞에서, 진짜 말도 안 되잖아요."

15일 오후 서울 신당역 2호선 화장실 앞. 시민들은 안타까움과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신당동에 거주하는 한 50대 여성은 "아침부터 떠들썩해서 뉴스를 봤더니 바로 이 앞에서 일이 났다"며 "지금도 손이 다 떨린다"고 말했다.

전날 오후 9시쯤, 서울교통공사 소속 20대 여성 역무원은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스토킹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세상을 떠났다.

해당 화장실 앞은 2개의 큰 기둥 사이로 남자화장실과 여자화장실이 나뉘어 있었다. 바로 위에는 역무실 직원들이 한눈에 감시할 수 있도록 CCTV가 설치돼 있다.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이자 가해자인 30대 남성 A씨는 이곳에서 1시간10분가량 대기하다 순찰 중인 피해자를 뒤따라 화장실로 들어갔다.

흉기에 찔린 피해자는 화장실 비상벨로 도움을 요청했고, 비명을 들은 시민들도 신고했다고 한다. 역사 직원 2명과 사회복무요원 1명, 시민 1명이 현장에서 가해자를 진압해 경찰에 넘겼다. 피해자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전날 오후 11시30분께 사망했다.

현재 사고 현장인 2호선 신당역 곳곳에는 서울교통공사에서 파견된 지하철보안관이 순찰을 돌고 있다. 이들은 평소 지하철 시위, 상가 등 안전을 위해 순찰을 돌며 2인 1조로 구성된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신당 역사에 나와있는 보안관은 15명이다.

이날 오후 화장실 근처에는 피해자를 추모하는 꽃과 혐오 범죄 중단을 촉구하는 글이 담긴 보드판이 놓여 있었지만, 허가 받지 않은 홍보물을 이유로 현재는 치워진 상태다.

해당 화장실 앞은 2개의 큰 기둥 사이로 남자와 여자화장실이 나뉘어 있었다. 사건가 일어난 여자화장실 입구./김이현 기자

사고 당시 화장실 앞에 설치된 CCTV를 지켜본 직원이 없었다는 말도 나왔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직원들이 매 순간 CCTV를 주시하는 건 한계가 있다"며 "CCTV 설치 목적은 범죄 성립 여부를 가리기 위한 추후 확인용이기도 하다"라 말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철도특별사법경찰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철도역사와 철도객차 내에서 발생한 범죄 건수는 총 1897건이다. 월평균 237건 발생했고, 전날 계획 범죄마저 일어났다.

피해자는 사건 당시 경찰의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신변보호)를 받고있지 않았다. 경찰은 불법촬영 등 혐의를 수사하던 지난해에는 피해자를 신변보호 112시스템 등록하는 등 안전조치를 진행했다.

하지만 피해자가 원치 않아 스마트워치 지급과 연계순찰 등은 적용되지 않았다. 이마저도 피해자가 연장을 원하지 않아 해제됐다. 스토킹 범죄 가해자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었음에도 별다른 보호조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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