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교비 수십억 횡령' 휘문고 자사고 지정취소 적법"


"교육기관 사회적 책임 다하지 못했다"

교비 횡령 사건과 관련해 서울 휘문고의 자율형사립고 지정을 취소한 서울시교육청의 처분은 적법하다고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덕인 기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수십억대 교비 횡령 사건과 관련해 서울 휘문고의 자율형사립고 지정을 취소한 교육 당국의 처분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신명희 부장판사)는 15일 오후 학교법인 휘문의숙이 서울시 교육감을 상대로 자사고 지정취소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 사유로 인정되는 횡령 액수만 약 30억 7500만 원에 이르고 배임액은 2000만 원 상당으로 "휘문의숙이 교육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음이 자명하다.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이 사회 통념상 타당하지 않을 정도로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2억 6400만 원 정도의 배상이 이뤄졌지만 횡령·배임 액수의 10퍼센트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고, 2025년 자사고가 전면 폐지될 예정이라 교육 당국의 처분으로 휘문의숙이 입을 피해가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지적했다. 자사고와 국제고, 외국어고 등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오는 2025년 일반고로 일괄 전환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020년 휘문고에 대한 자사고 지정취소를 결정했다. 2018년 회계감사에서 8대 명예 이사장과 법인 사무국장 등이 한 교회에 학교 체육관 등을 예배 장소로 빌려주고 사용료 외에 학교발전 기탁금을 받는 수법으로 38억 2500만 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는 이유다. 검찰 수사 결과 명예 이사장과 사무국장 등은 휘문고가 자사고로 지정되기 전인 2008년부터 총 52억 원가량을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회계 비리로 자사고 지정이 취소된 건 휘문고가 첫 사례다.

휘문의숙은 자사고 지정취소가 결정되자 법원에 본안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했다.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져 자사고 지위를 임시로 유지해 왔으나 이날 본안 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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