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규모 빗물배수터널을 재추진하는 가운데 서울 안에서도 각 지역별 특징을 감안해 방재성능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권현한 세종대 교수는 14일 오후 2시 서울시청에서 열린 수해예방 시민 대토론회에서 '서울시 방재성능목표'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지역별로 수방능력, 조건, 홍수 피해 원인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실질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홍수취약지구에 대해 선택적으로 방재성능목표를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비가 와도 지역별로 강우 강도가 다르고, 침수피해에 취약한 시설이 많은 지역도 있는 만큼 좀 더 세분화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권 교수는 "(지난달 집중호우 때)강남구에는 시간당 116㎜로 200년 빈도 강우량이 발생했고, 동작구는 빈도 환산이 어려울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렸다"며 "용산, 한강 등은 30~40년 빈도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엔 지역별로 비슷한 강우량이었는데 2010년 이후에는 강남과 강북, 동쪽·서쪽 등 국지적으로 크게 변화하는 패턴이 보인다"며 "이번에도 종로, 서대문 쪽은 적게 왔는데 동작에는 많이 왔다"고 부연했다.
또 이번에 침수 피해가 컸던 지역 중 상당수가 서울에서 지하 시설이 많은 지역과 일치했다는 분석이다. 관악구, 금천구, 영등포구 등을 예로 들었다.
이런 조건을 감안해 중점관리지역을 정하고, 이곳들은 방재성능목표를 현재 시간당 95㎜에서 100~110㎜까지 상향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호우발생빈도, 방재성능, 유동인구, 과거 홍수피해액, 정주형태 등을 고려해 방재성능목표에 차등을 둘 필요가 있다"며 "예컨대 강남역은 저지대도 많고 이번에 침수피해도 컸다. 도림천, 사당역 인근도 비슷한 특징을 지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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