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나 저제나' 국가교육위…'반쪽 출범' 우려 고개


교원단체 간 위원 추천 갈등…소규모 직제·예산까지

중장기 교육 정책을 담당할 국가교육위원회가 직제안과 여야 상임위원이 정해지면서 출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이선화 기자

[더팩트ㅣ안정호 기자] 중장기 교육 정책을 책임질 국가교육위원회가 직제안과 여야 상임위원이 정해지면서 출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교원단체 간 위원 추천 방식 갈등과 소규모 직제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면서 ‘반쪽 출범’의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교위 전체 위원 21명 중 7명이 정해졌다. 국회가 지난 7일 본회의에서 상임위원 2명의 추천안을 통과시키면서 앞서 대교협·전문대교협·시도지사협의회 추천 위원과 당연직 위원 2명 등 위원 3분의 1이 확정됐다.

국회에서 추천한 상임위원 2명은 여당인 국민의힘이 추천한 김태준 전 한국금융연구원장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정대화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이다.

그동안 출9명의 몫을 가진 국회가 위원 추천에 속도를 내지 못해 준비가 지연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상임위원이 결정되면서 출범이 머지않았다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2명의 위원을 추천해야 하는 교원단체간 추천 방식을 두고 파행이 이어지면서 자칫 ‘반쪽 출범’을 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교위법에 따르면 위원회의 의사결정은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으로 개의하고 재적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할 수 있다.

대통령이 지명하는 5명의 위원이 확정되거나 국회의 위원 추천이 마무리되면 출범은 가능하다. 이에 대해 국교위 설립준비단 관계자는 "국교위 회의는 재적위원 과반수가 출석하면 개의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 (출범을) 어떻게 진행할지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

중장기 교육 정책을 담당할 국가교육위원회가 직제안과 여야 상임위원이 정해지면서 출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제388회국회(임시회) 제7차 본회의에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가결되고 있다./남윤호 기자

국교위 사무처 규모가 타위원회보다 지나치게 작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입법예고한 국교위 직제 개정안은 위원장을 비롯해 정무직 3명, 특정직(교육공무원) 11명, 일반직 17명 등 총 31명으로 구성되며 사무처는 교육발전총괄과, 교육과정정책과, 참여지원과 등 총 3개과로 구성된다.

이에 조희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공무원 정원 기준으로 볼 때 200명이 훌쩍 넘는 방송통신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와 비교한다면 국교위가 중대한 교육정책을 다루기는커녕 회의 준비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국가교육의 발전을 위한 사무처 직제가 1실 3국 체제도 아닌 1국 3과 체제라니 정부는 국가교육 발전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기도 했다.

정의당 정책위원회에 따르면 정부가 국회로 보낸 2023년도 예산안에서 국교위는 인건비 29억5300만원, 기본경비 23억3500만원, 운영지원 36억300만원 등 총 88억9100만원으로 다른 유사 위원회보다 예산 규모도 적다.

정의당 정책위 관계자는 "국교위의 경우 대통령 소속 합의제 행정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예산 493억2300만원의 18.0%에 그친다"라며 "유사한 법적 지위이지만 예산은 5분의 1에 못 미치며 정원은 281명인 방통위의 11.0% 수준"이라고 말했다.

국교위 초대 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도 정파성 논란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이 전 총장이 박근혜 정부 당시 친일, 독재 미화 시비를 일으킨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발행한 ‘2022년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서 "국교위의 설치 목적에 ‘교육의 자주성・전문성 및 정치적 중립성 확보’가 포함돼 있어 취지에 맞게 중립적인 위원회 구성과 독립성 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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