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후 금품수수한 공무원…법원 "퇴직수당 환수 부당"

퇴임 뒤 범죄를 저지른 공무원에게 퇴직수당을 환수한 공무원연금공단 처분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퇴임 뒤 범죄를 저지른 공무원에게 퇴직수당을 환수한 공무원연금공단 처분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주영 부장판사)는 퇴직 공무원 A 씨가 공단을 상대로 낸 '퇴직수당 및 퇴직연금 환수 처분 취소 청구의 소'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 씨는 2018년 10월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로 실형을 확정받았다. 공단은 퇴직수당을 환수하고, 퇴직 연금을 절반으로 제한했다.

이에 A 씨 측은 퇴직수당 등을 환수한 공단 처분은 부당하다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문제된 형사사건은 A 씨가 퇴임한 뒤 저지른 범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공단이 환수 사유로 든 공무원연금법상 '공무원 재직 중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A 씨가 퇴임 전 사건 관계자를 만난 사실은 있지만, 구체적인 청탁을 받았거나 금품 제공을 약속받았다고 볼 수 없다며 A 씨의 손을 들었다. A 씨는 퇴임 한 달 뒤부터 금품을 수수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서울고등법원 판결 등에 따르면 특정범죄가중법상 알선수재죄는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을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금품 등을 수수·요구·약속함으로써 성립하는 '즉시범'으로, 원고(A 씨)가 금품 등을 수수·요구·약속한 때에 성립하는 범죄"라며 "원고가 구체적인 영업 청탁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기 시작한 이후 성립한 범죄로 봄이 타당한데,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공무원 재직 중에 알선수재죄를 범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공단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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