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모의고사' 위례신도시…수사 종착역은 누구


남욱·정영학의 본거지…추진 방식도 '대장동' 판박이

‘대장동 모의고사’로도 불리는 성남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비리 의혹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푸른위례프로젝트’가 사업자로 선정된 배경, 분양 수익에 따른 배당금 150억 원의 행방이다. 사진은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대장동의 모습./임세준 기자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대장동 개발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이 강제수사에 나서면서 '대장동 모의고사'로도 불리는 성남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에 다시 관심이 쏠린다. 위례 신도시 의혹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푸른위례프로젝트가 사업자로 선정된 배경, 분양 수익에 따른 배당금 150억 원의 행방이다.

검찰 수사 칼날의 종착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향할 수 있다. 이 대표는 당시 성남시장으로 최고 의사결정권자였다.

◆위례 덮친 檢…'대장동 시작점' 의심

대장동 개발 관련 의혹을 들여다보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비리의 출발점을 위례신도시로 의심해 수사를 확대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곳은 대장동 개발이 본격화하기 2년 전인 2013년 첫 삽을 떴으나 사업 추진 방식이 대장동과 매우 흡사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위례신도시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후 처음 추진된 민관 합동 방식으로 개발됐다. 사업 시행을 주관하는 특수목적법인(SPC) '푸른위례프로젝트'가 만들어졌고, 자산관리업무를 맡을 '위례자산관리'가 세워졌다. 개발 시행사로 '위례투자1~2호'와 '위례파트너3호'가 참여했다.

대장동과 비교하면 '푸른위례=성남의뜰', '위례자산=화천대유', '위례투자와 위례파트너=천화동인'으로 정리할 수 있다.

특히 대장동 의혹의 핵심 남욱 변호사(천화동인4호)와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5호) 등이 위례신도시에도 등장한다. 남 변호사와 배우자, 정 회계사는 위례자산 사내이사였다.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는 대장동 사업이 확정되며 천화동인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위례신도시 개발의 핵심 인물로는 부동산 개발업자 정재창 씨도 꼽힌다. 위례자산 대주주인 그는 대장동 사업에도 잠시 참여했으나 사업성을 낮게 판단해 위례신도시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는 예측이 어긋나자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에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회본부장에게 뇌물 건넨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120억 원을 받아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김현지 보좌관(전 경기도청 비서관)으로부터 온 대장동 출석 관련 문자를 읽고 있다./이새롬 기자

◆수상한 기업, 사라진 돈…수사 종착지는

검찰은 푸른위례 등이 사업자로 선정된 배경을 주로 살펴볼 전망이다. 대장동처럼 위례신도시에서도 사업자 선정이 마감 하루 만에 이뤄졌다. 성남도개공이 형식적인 공모만 진행했을 뿐 우선협상자는 미리 정해뒀을 가능성을 보고 있다.

자금 흐름을 쫓는 작업도 과제다. 푸른위례는 위례신도시 분양 수익 306억 원 중 155억 원을 성남도개공에 배당했다. 민간 사업자 몫인 나머지 151억 원의 행방이 묘연하다.

수사 범위가 어디까지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최근 호반건설과 분양대행 업체 등 무더기 압수수색이 이뤄지며 칼날이 윗선을 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호반건설은 위례신도시 시공 대표사로 나섰으나 시행에 참여한 위례자산과도 특수관계다. 위례자산은 '티에스주택'이란 곳이 100% 지분을 갖고 있다. 티에스주택은 호반건설이 100% 소유한 자회사다. 위례자산이 호반건설의 손자회사라는 의미다.

수사 종착역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당시 성남시장으로 최종 결재권자였으며, 위례신도시와 대장동 개발을 주도한 성남도개공이 그의 재임 때 만들어졌다.

이 대표가 위례신도시 사업 전반에 관여한 정황은 드러난 바 없다. 다만 푸른위례가 설립 이듬해인 2014년 성남FC에 5억 원을 후원한 지점에 주목하는 시각이 있다.

당시 푸른위례는 약 270억 원 적자 상태였으나, 투자 규모는 그해 구단을 후원한 8개 기업 중 농협은행 14억 원 다음으로 큰 액수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현재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 중이다.

<더팩트>는 푸른위례 배당금 행방 및 위례신도시 사업 전반에 관해 묻기 위해 정재창 씨 등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chesco1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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