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50억' 곽상도 "하나은행 청탁은 검찰 언론플레이"


"불리한 진술 없다"…관계자 증인신문 요청

곽상도(사진) 전 국회의원이 대장동 사업 관련 뇌물 혐의를 재차 부인하며 검찰발 언플(언론 플레이)를 재판에서 풀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뉴시스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혐의를 재차 부인하며 "검찰발 '언플'(언론 플레이)을 재판에서 풀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31일 오전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 전 의원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등의 공판을 열었다.

곽 전 의원 측 변호인은 이날 공판에서 김정태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김상열 전 호반건설 회장의 조서를 부동의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앞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이 없다면 조서 부동의 의견을 다시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는데, 기존 부동의 입장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변호인은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에 로비했다는 것이 일반인 시각"이라며 "(이 같은 내용의) 신문 기사까지 나온 터라 저희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김 전 회장 등에 대한 증인신문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또 하나은행 등 관계자 진술 가운데 곽 전 의원에게 불리한 진술은 사실상 없다며 "검찰이 (하나은행 등 관계자들의) 조서를 증거로 제출하는 취지가 무엇인지 말씀해주시면 좋겠다. 입증 취지가 명확하지 않다면 증거 가치가 없으므로 재판부에서 기각하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일반인 인식을 이유로 검찰 조서를 동의하지 않겠다는 의견은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곽 전 의원은 발언 기회를 얻어 "검찰 조서 가운데 저희에게 필요한 부분이 많이 빠졌다"라며 "내용이 거두절미하고 생략된 부분이 많다. 기록만 보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돼 정리했으면 한다"라고 재판부에 직접 요청했다. 그는 또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 당시 제가 김정태 전 회장에게 청탁했다는 언플을 많이 하지 않았냐. 실제 기록을 보면 제가 청탁했다는 얘기는 한 구절도 나오지 않는다"라며 "그런데 (검찰의) 언플로 기자들이 검찰발 기사를 썼다. 이 재판에서 이런 것들을 풀어나갔으면 좋겠다"라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결론적인 판단을 통해 판단해야 할 문제로 생각된다"라고 했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는 곽 전 의원 아들 곽모 씨가 화천대유에 재직하던 시기 임원으로 근무한 인물의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증인이 불출석하면서 재판이 조기 종료됐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꾸리는 데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 곽 씨의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 원(세금 제외 25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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