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호남 지역 소재 일부 국공립고등학교에 기숙사 내 휴대전화 소지와 사용 제한을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지난 9일 기숙사 내 학생 휴대전화 수거와 사용 제한을 중단하고, 관련 규정을 개정하라고 광주·전북·전남 소재 32개 국공립고등학교장에 권고했다고 30일 밝혔다. 지역 교육감에는 대상 학교가 권고를 적절히 이행하도록 지도·감독할 것을 권고했다.

진정 사건 조사 중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학생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는 사례를 다수 확인한 인권위는 지난 3월29일 광주·전남·전북 소재 국공립고등학교 중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 150개교를 대상으로 한 실태 직권조사를 의결했다.

직권조사 결과 150개교 중 휴대전화 수거와 제한을 하지 않은 학교는 104개교(전체 피조사 학교 중 69.4%)이고, 수거 또는 제한하는 학교는 46개교(30.6%)로 확인됐다. 수거하는 학교는 30개교로 상당수인 20개교는 취침 전에 수거해 아침 점호 때 돌려줬다.

취침 전 수거 이유로 △수면권 보장(14개교) △수면권 및 학습권 보장(14개교) △학습권 보장(2개교)을 들었다. 수거 불응 시 불이익 조치를 하는 학교는 26개교로, 하지 않는 학교는 4개교로 확인됐다.

인권위는 광주와 전북 학생인권 조례에 따라 학교에서 학생의 휴대전화 소지와 사용을 제한하기 위해 교육활동과 학생의 수업권 보장이라는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수면권 보장은 조례에 따른 제한 사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봤다.

인권위는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지 않으면 밤늦게까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데 수면 부족으로 학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스스로 절제하는 법을 익혀 해결할 문제로 학생에 벌점을 부과하거나 기숙사 퇴소 조치를 하는 등 불이익을 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에게 기숙사는 집과 같아 좀 더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어야 하며 가족과 분리돼 지내는 동안 고립감을 느끼지 않고, 가족과 친구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사용을 제한할 경우 받게 될 피해가 적지 않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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