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원 해고' 사측 변호사는 학교후배…오석준 청문회 쟁점화


외국계 회사 배우자 둔 딸 긴급구호장학금…"판사사찰은 굉장히 부적절"

29일 국회에서 열린 오석준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오 후보자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국회=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윤석열 정부 첫 대법관으로 제청된 오석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유전무죄 무전유죄' 논란을 부른 이른바 '버스기사 800원 판결'과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 딸의 장학금 의혹 등이 쟁점화됐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오 후보자가 2011년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시절 운송수익금인 잔돈 800원을 챙긴 버스기사의 해임이 정당하다고 판결한 사건을 도마에 올렸다.

판사 출신인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해고된 버스기사가 지금까지 막노동으로 다섯 식구를 부양하며 어렵게 살고 있다며 "가장 비정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버스기사가 해고 직전 민주노총에 가입한 사실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당시 사측 변호사가 오 후보자의 고교 후배이자 사법연수원 동기인 사실도 밝혀졌다. 역시 판사 출신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이 이같은 사실을 지적하자 오 후보자는 변호사와 사적 인연은 이번에 판결문을 보고 알았다며 자신이 맡은 재판 3~4건을 수임했으나 승소는 1건이었다고 해명했다.

대조적으로 2011년 성접대를 받은 국정원 직원의 파면을 취소하는 판결, 2013년에는 85만원어치 유흥 접대를 받은 검사의 징계를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한 이력도 질타를 받았다.

딸의 장학금 의혹도 등장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배우자는 외국계 회사 재직 중이며 십수억원대 서울 아파트에 사는 넉넉한 환경의 딸이 대학원 석사 과정 재학 시절 코로나19 긴급구호장학금 100만원을 받은 사실을 추궁했다. 오 후보자는 "당시 만삭이던 딸이 행정실 직원의 권유로 신청한 것"이라며 외부 개입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오석준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오 후보자가 선서를 한후 선서문을 김학용 위원장께 전달 하고 있다./국회=이새롬 기자

서울대 법대 1년 선배인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도 쟁점이었다. 오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과 사법시험 준비 기간이 상당기간 겹치며 김건희 여사와 결혼식과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했다. 김의겸 의원은 오 후보자가 서울고법 부장판사 재직 때 이현동 전 국세청장의 김대중 전 대통령 뒷조사 관련 사건을 무죄 선고한 일을 놓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전 청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건진법사의 민간재단에 17억원을 출연한 속사정이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오 후보자는 최근 10년간 윤 대통령이 만난 일이 5번이 되지 않는다며 '코드 인사' 의혹을 부인했다.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지자 대법관 임기 동안 행정부 쪽에서 전화가 와도 끊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의 대표적 정책인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제도 폐지는 "사건 처리가 지연된다"며 부작용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불거진 '판사사찰' 의혹을 놓고는 "굉장히 부적절하다"며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법무부 인사검증관리단의 대법관 후보 검증 가능성을 놓고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잘라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촉법소년 연령 낮추기 방침에는 낙인 효과가 우려된다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우리법연구회 출신 판사들의 편향성 지적에는"특정 연구회 소속이라고 편향적이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고 답했다.

여야는 청문회 당일 오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하지 않고 나중에 간사 협의 일정을 잡기로 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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