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의혹' 연달아 무혐의…도이치·양평개발 수사 주목


김광호 청장 '종결 시점' 언급 등 논란…주가조작 의혹도 무혐의?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허위 경력 의혹을 수사한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리기로 가닥을 잡았다. /뉴시스

[더팩트ㅣ최의종·김세정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허위 경력 의혹을 수사한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리기로 가닥을 잡았다. 올해 초부터 윤 대통령 일가 고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연이어 불송치 결정을 내리고 있다. 사실상 김건희 여사 관련 사건은 양평군 개발 특혜 의혹과 검찰이 수사 중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만 남았다.

29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업무방해와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 행사, 사기 혐의로 고발당한 김 여사에 불송치 결정을 내리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민생경제연구소와 전국교수노조, 전국대학노조 등은 지난해 말 김 여사가 한림성심대와 서일대, 수원여대, 안양대, 국민대 등 5개 학교에 제출한 허위 경력으로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을 기망했다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

업무방해와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혐의의 공소시효는 7년으로 이미 끝났을 수도 있으나, 사기죄는 공소시효가 10년으로 안양대 허위 이력 제출부터 적용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당시 김 여사는 허위 경력 의혹 일부를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고발인 측도 언급했듯 업무방해와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 행사 혐의는 이미 공소시효가 끝나 '공소권없음'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혐의는 사기 혐의로 경찰은 지난 7월 초 2개월 만에 김 여사 측에서 받은 서면조사 답변서를 검토해왔다.

김 여사 측 주장을 검토한 경찰은 '피해자'라고 볼 수 있는 학교 측을 거듭 조사했으나 불송치 결정을 내리기로 가닥을 잡았다. 고발인 측이 주장하는 학교가 구체적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사기 혐의를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일가 고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연이어 불송치 결정을 내리고 있다. 경찰은 김 여사 모친 최모 씨의 경기 양주 추모공원 편취 의혹과 김 여사가 최 씨와 사문서위조 혐의 공범으로 고발당한 사건 등을 수사하고 장고 끝에 혐의가 없다고 봤다.

다음 달 9일 만료되는 대선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 사건들도 최근 불송치 결정하고 있다. 대선 기간 정국을 흔들었던 김 여사와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의 '7시간 녹취록' 속에서 나온 발언으로 여러 차례 고발당했으나 불송치 결정됐다. 이 기자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송치됐다.

윤석열 대통령 일가 관련 남은 사건은 대표적으로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 중인 경기 양평군 공흥지구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서울경찰청이 수사 중인 송파 아파트 차명 보유·탈세 의혹이다 /남윤호 기자

윤 대통령 일가 관련 남은 사건은 대표적으로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 중인 경기 양평군 공흥지구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서울경찰청이 수사 중인 송파 아파트 차명 보유·탈세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시민단체 등이 고발한 사건이다.

허위 경력 의혹 수사는 불송치로 가닥이 잡혔지만 과정 속에 아쉬움은 있다. 대표적으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공식 기자간담회에서 종결 시점을 특정해 빚어진 논란이다. 김 청장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달 말까지는 마무리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창 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 6월 취임한 김 청장이 수사팀의 스케줄을 고려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시점을 밝힌 것은 또 하나의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어서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성 접대 의혹 수사 독려 논란도 있어 아쉬움이 많다는 의견이 있다.

남은 관심 사안은 김 여사 허위 경력 의혹 불송치 사유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기재해 통지할지다. 경찰청은 지난 1일 고소인 등이 불송치 결정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도록 지침을 개선해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김 여사도 의혹을 일부 인정하며 공식 사과를 했으나, 경찰이 파악한 사실관계를 수사결과 통지서 등에 적을 경우 정치적인 여파가 있을 수 있어서다. 다만 개인정보와 수사 방법상 기밀 누설 우려 사항 등은 비공개 처리할 수 있어 공개 정도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 수사 중인 김 여사 관련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이 대표적이다. 다만 무혐의 처분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2년 넘게 도이치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관련자들을 기소했지만 '전주'로 의심받는 김 여사를 놓고는 가시적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조사 여부도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사건의 핵심인물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을 재판에 넘기면서 김 여사도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선 전 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했으나 응하지 않았다. 그 사이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검찰과 중앙지검 수뇌부는 모두 '윤석열 라인'으로 바뀌었다.

수사팀 입장에서도 현직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조사나 기소는 부담스러운 사안이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김 여사 소환조사 없이 수사가 마무리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곧 결론이 날 것으로 생각한다. 과거 정권부터 오래 수사해왔다. 충분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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