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 이탈로 생계 위협"...택배노조, 한진택배에 대책 촉구


총력투쟁 선포..."29일 결의대회, 총파업 불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총력투쟁 선포 회견을 열었다. /최의종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한진택배에 위탁된 쿠팡 물량의 대량 이탈로 생계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며 택배노동자들이 사측에 대화를 요구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총력투쟁 선포 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오는 29일까지 사측이 직접 대화에 나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결의대회를 열고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초 한진택배에 700만개 물량을 위탁했으나 상당수를 자체 배송하겠다고 밝혔고, 지난 4월부터 360만개 물량이 이탈됐다. 택배노조는 물량 이탈로 사실상 수수료가 반토막이 났다며, 영업 실패 책임이 있는 사측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진 택배노동자 8000명 가운데 65개 지역에서 1000여명이 생계 위협 속에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주장이다. 대리점수수료와 부가세, 기름값, 차량 유지비용 등을 고려하면 최저임금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 택배노조의 설명이다.

10년차 택배노동자 김형주 한진거제지회 지회장은 "오늘이 월급날인데 통장에 찍힌 것이 210만원 수준이다. 여기서 부가세를 제외하면 190만원 가량이다. 최근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을 끊었다. 회견이 끝나면 은행으로 가 대출을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열심히 일하고 난 뒤에 오히려 은행에 가서 돈을 빌려야 하는 현실"이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일을 하는데 파산하는 현실'이다. 절박하고 죽을 정도로 힘들다. 한진택배에서 꼭 대책을 마련해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한진은 쿠팡과 계약을 체결하며 언제라도 물량을 회수해도 대책이 없는 상황을 자초했고, 일이 벌어진 뒤에도 '영업으로 물량을 채우겠다'며 생존의 위기에 몰린 택배노동자에게는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의 대책만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국민들께서 명절이 다가오면 또 파업이냐라며 염려하시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노동자들도 국민의 마음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예고됐던 것으로, 한진택배가 차일피일 대책 마련을 하지 않아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진택배 측은 택배노조가 대리점연합회 측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이같은 회견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한진택배 관계자는 "대리점연합회와 여섯 차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 본사 차원에서 수익감소 대책으로 영업을 강화해 370만개 물량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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