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안정호 기자]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추진이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은 가운데 대안으로 나온 ‘초등 전일제’ 추진에 대해 교육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반발이 거셌던 취학연령 하향 정책은 제외하고 초등 전일제학교 운영 및 초등돌봄교실을 오후 8시까지 확대해 방과후·돌봄서비스를 강화하는 안을 내놓았다.
맞벌이 학부모 등의 수요를 반영해 기존의 오후 5시까지 운영하던 초등돌봄교실을 내년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하고 오는 2023년 오후 8시까지 연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초등을 중심으로 한 교육계는 다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학교의 인력과 시설이 오후 8시까지 돌봄을 강화할 여건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학생 교육에 전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11일 성명을 통해 "교육을 위해 설계된 초등학교 시설이 학생의 돌봄과 쉼을 보장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점은 만 5세 초등입학 논란 당시 제기됐다"며 "돌봄 수요가 높은 지역은 과밀학급, 거대학교인 경우가 많고 이들 학교에서 돌봄교실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축이나 증축 등이 아니라면 특별실을 돌봄교실로 변경하거나 돌봄 겸용교실을 늘려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하며 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는 결국 정규교육과정을 침해하고 방과후 활동 및 돌봄도 제대로 운영할 수 없어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며 "초등학교의 교실은 방과후에도 교사의 수업 연구, 학생 및 학부모 상담, 학생 보충 지도가 이루어지는 공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초등 전일제’ 문제가 교사와 돌봄전담사 간 업무 분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행정 인력을 배치한다고 해도 결국 교사는 초등 전일제 운영 주체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아이들의 권리를 고려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금도 돌봄전담사와 업무, 책임 면에서 갈등이 있다"면서 "여기에 교사 행정업무 부담을 덜어준다는 이유로 행정인력을 배치한다면 또 다른 공무직과의 갈등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등 전일제학교 운영에 분명히 반대한다. 교육청이나 별도 공공기관을 전담기관으로 둔다 해도 학교와 교사는 운영 주체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서 "초등 전일제학교가 아닌 방과후센터로 명명하고 지자체가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은 "학교가 철학 없는 여러 보육정책의 희생양으로 등장하는 순간 아이들의 기억엔 학교라는 공간이 좋은 기억, 나쁜 기억이 혼재돼 남는다"며 "왜 아이들에게는 묻지도 않고 아동을 11시간 동안 한 공간에 잡아 놓으려하는지 이 정책을 설계하는 교육부는 과연 정책의 중심에 아동을 고려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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