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반지하' 없앤다…신축 불허·기존 주택 용도전환 유도


주거목적 지하·반지하 불허하기로…빗물저류배수시설 건설 재개

오세훈 서울시장이 폭우 피해 예방을 위해 앞으로 반지하 주택을 불허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오 시장이 9일 오전 폭우로 사망자가 발생한 관악구 신림돌 빌라를 찾아 현장을 살피고 있다. /서울시 제공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폭우 피해 예방을 위해 앞으로 반지하 주택을 불허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5시 시청에서 25개 자치구 구청장과 집중호우 피해복구 영상회의를 열고 "기존 반지하 주택은 일몰제를 추진해 기존 건물에 10~20년 유예기간을 주고 순차적으로 주거용 지하·반지하 건축물을 없애 나가겠다"며 "근린생활시설, 창고, 주차장 등 비주거용으로 전환할 경우 리모델링을 지원하거나 정비사업 추진 시 용적률 혜택 등을 통해 비주거용 용도 전환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폭우 때 서울 곳곳에서 주택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관악구 신림동의 반지하 주택에서는 3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2020년 기준으로 서울 전체 가구의 5% 수준인 약 20만 호가 지하·반지하를 주거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 2012년 건축법 제11조가 상습침수구역 내 지하층은 심의를 거쳐 건축 불허가 가능하도록 개정됐으나 그 이후에도 반지하 주택이 4만 호 이상 건설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시는 앞으로 주거 목적의 지하·반지하를 전면 불허하도록 정부와 협의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주 중으로 건축허가 때 지하층은 주거용으로 허가하지 않도록 각 자치구에 건축허가 원칙을 전달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오후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개봉동 개웅산 현장을 살피고 있다. /서울시 제공

기존 주택은 일몰제를 추진해 비주거용 용도전환을 유도한다. 세입자가 나간 빈 집은 SH공사 빈집 매입사업을 통해 사들여 리모델링해 주민 공동창고나 커뮤니티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상습 침수 또는 침수우려구역을 대상으로 모아주택, 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한 빠른 환경 개선을 추진한다. 이 지역 지하·반지하 주택에서 거주하는 세입자들에게는 공공임대주택 입주 지원, 주거바우처 등을 제공한다.

오 시장은 이날 회의에 앞서 입장문을 통해 전임 시장 때 중단됐던 대심도 저류시설 건설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정부와 힘을 합쳐 2011년 이후 중단됐던 상습 침수지역 6곳에 대한 빗물저류배수시설 건설을 재개하겠다는 것이다.

1단계로 2027년까지 강남역 일대와 도림천, 광화문 지역에 저류 시설을 건설한다. 이어 동작구 사당동 일대, 강동구, 용산구 일대를 대상으로 2030년까지 조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투자로 시간당 처리 용량을 현재 30년 빈도 기준인 95㎜에서 최소 50년 빈도 100㎜로 향상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항아리 지형으로 강우에 취약한 강남 지역은 100년 빈도 110㎜를 감당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목표다.

오 시장은 "이번 폭우를 기존 수방시스템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파헤쳐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중요한 건 첫째도 사람, 둘째도 사람이다. 앞으론 같은 실수를 반복해 이번과 같은 인명피해가 다시는 있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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