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안정호 기자] ‘만 5세 초등학교 입학’에 대해 교육부는 연일 소통에 나서고 있지만 취학 전 아동을 둔 학부모들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취학연령 하향에 대해 유치원 자녀를 둔 학부모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교육부는 이번 정책을 발표하기 전 이해당사자인 학부모와 교육계에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서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전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학부모단체와 간담회를 가진 후 이틀 연속 소통 행보에 나선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정부가 내놓은 ‘만 5세 입학’이 유아 발달과정에 맞지 않는다며 철회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만 4세 아이를 키우는 곽유리 씨는 "지난주 정책을 처음 접할 때 정부의 무성의하고 경솔한 발상에 굉장히 화가 났다"면서 "이렇게 교육의 주체인 교사와 학부모가 한 마음으로 반대한 정책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전제 자체가 잘못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나이의 아이를 키우는 권영은 씨도 "이 자리에 질문을 하거나 설명을 듣기 위해 이 자리에 온 것이 아니다"라면서 "(교육부의) 졸속 행정을 철회하고 사과하며 공교육과 돌봄에 대해 지금이라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하라"고 꼬집었다.
또한 교육부가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양질의 유아 교육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만 3세 아이를 키우는 김성실 씨는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이 책상에 15분 이상 앉아있지 않고 다양한 놀이와 활동 전환을 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당장 40분을 책상에 앉아 있어야 하는데 이것을 버티지 못하면 학교에선 문제아로 찍히는 상황"이라면서 "학령인구 감소에 대해 아이들을 일찍 학교를 보내는 것으로 해결하기보다 연령에 맞는 양질의 유아 교육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 셋을 키우는 학부모 A씨는 "현재도 학교에서 돌봄을 7시까지 하지만 3시가 넘으면 대부분 아이들이 학원으로 빠진다"면서 "(학부모들이) 돌봄에 보내지 못하는 이유를 생각해달라"고 했다.
장 차관은 이번 정책에 대해 공론화 과정을 거치겠다는 입장이다. 전날 박 부총리가 학부모단체와 만나 "국민들이 정말로 아니라고 한다면 정책은 폐기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처럼 정책이 재검토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장 차관은 이와 같은 학부모들의 의견에 "(정책에 대한) 의견 수렴 과정에서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판단이 들어 지금은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판단이 들면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 "여러 가지 의견을 제기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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