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시동은 걸었지만…소송·여론전 장기화 불가피


야당·경찰위·직협 일제히 '법적 대응' 예고

행정안전부 경찰국이 공식 출범을 알렸으나 운영은 당분간 순탄치 못할 전망이다. 국회와 국가경찰위원회 및 일선 경찰 등 곳곳에서 일제히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사진은 경찰국이 공식 출범한 2일 오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경찰국을 방문해 인사말을 하는 모습./이동률 기자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행정안전부 경찰국이 공식 출범했으나 당분간 순탄치 못할 전망이다. 국회와 국가경찰위원회 및 일선 경찰 등 곳곳에서 일제히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3일 행안부에 따르면 경찰국 직원들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 마련된 사무실에 입주를 마무리 짓고 본격 업무에 돌입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오전에 사무실을 찾아 "여러분이 경찰국 초대 일원이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도록 다 같이 노력하길 바란다"며 직원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경찰국은 총괄지원과·인사지원과·자치경찰지원과 3개 과 총 16명으로 구성됐다.

김순호 경찰국장(치안감)과 방유진 인사지원과장(총경), 우지완 자치경찰지원과장(총경) 및 임철언 총괄지원과장(전 행안부 부이사관)이 각 부서를 이끈다.

우여곡절 끝에 신설된 경찰국이지만 논란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관의 치안 사무 등 법에 명시되지 않은 내용을 시행령으로 열어둔 점을 놓고 위법 논란이 끊이질 않기 때문이다.

국가경찰위원회는 경찰국 신설 등의 절차적 위법 여부를 살핀 후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김호철 국가경찰위원장은 이날 "치안행정의 적법성 회복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경찰국 설치 등 제도들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헌법에 근거하는 경찰 관련 법령을 준수했는지를 촘촘하게 살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법성을 회복할 방안이 무엇이 있을지는 논의 중"이라며 "검토 결과에 따라 헌법과 법률에서 허용되는 범위에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회에서도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원내 태스크포스(TF)로 ‘경찰장악저지대책단’을 꾸렸다.

TF는 전날 국회에서 첫 회의를 열고 "이달부터 국회 차원에서 정부조직법, 경찰공무원법 개정, 권한쟁의심판 청구,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단계별로 준비해 처리하겠다"고 전했다.

국가경찰위원회의 경우 경찰국 신설 등의 절차적 위법 여부를 살핀 후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주현웅 기자

다만 이 과정 역시 험로가 예상된다. 경찰국 신설 과정이 위법했는지를 떠나 시시비비를 가리려면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부처의 한 고문 변호사는 "권한쟁의심판 등은 빨라도 1년 길게는 3년 이상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재판부가 현 정부 방침에 제동 거는 문제에는 소극적인 경향이 짙은 탓에 단기간에 논란을 정리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실제 법을 봐도 행안부 장관 사무에 치안은 포함돼 있지 않지만, 그렇다고 경찰국 신설이 위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사실상 O,X 문제라기보단 세모 정도로 보이는데 이런 경우에는 여론의 향방도 무척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전국의 경찰직장협의회가 여론의 지지를 거듭 당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단식과 삭발 및 대국민 홍보전 등을 이어 온 직협은 경찰국 저지를 위한 시민 입법청원을 오는 7일까지 이어갈 방침이다.

지난달 릴레이 삭발식 등을 이끈 김연식 전 경남청 직협 회장은 "경찰국이 국무회의 등을 거쳐 이미 신설된 상황에서 현재로서는 거리 투쟁 등을 지속할 계획은 없다"며 "대신 행안부의 경찰 통제가 절차적으로 타당한지 차분히 따져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행안부는 경찰 제도발전위원회를 또 신설해 추가 조치를 예고한 상황"이라며 "이 또한 경찰국처럼 졸속으로 꾸려져 운영될 수 있다는 비판이 큰 만큼 하나하나 지켜보며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직협은 지난달 26일 시민들을 대상으로 경찰국 반대 입법청원에 나섰다. 목표 인원이었던 10만 명은 서명 첫날 돌파했다. 2일 오전 11시 기준 약 47만3000명의 서명을 받았다.

chesco1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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