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주현웅 기자] 일선 경찰관 등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이 2일 공식 출범한다.
행안부는 ‘헌법과 법률에 따른 법치 시스템’을 강조하지만, 경찰 내부에선 불만이 여전한 탓에 미묘한 힘겨루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행안부는 이날 "역대 정부에서 비공식적으로 운영하던 경찰 통제 방식에서 벗어나 경찰 관련 국정 운영을 정상화하겠다"며 경찰국 출범 소식을 전했다.
앞으로 경찰국은 행안부 장관의 ‘총경 이상 경찰관 임용 제청권’ 등 권한 행사를 지원할 계획이다.
경찰국은 총괄지원과, 인사지원과, 자치경찰지원과 3개 과 총 16명으로 구성됐다.
첫 경찰국장은 김순호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국장(치안감)이 맡았다.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출신인 그는 1989년 경장 특채로 입직했다. 현재 총 34명의 치안감 중 유일한 비간부 출신이다.
인사지원과장은 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장 등을 지낸 방유진 총경이 임명됐다.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2010년 경찰이 됐다.
자치경찰지원과장은 경찰청 자치경찰담당관 등을 역임한 우지완 총경이 발탁됐다. 경찰대 11기 출신이다.
총괄지원과장은 임철언 행안부 사회조직과장(부이사관)이 맡았다. 그는 이번 경찰제도개선안을 고안한 경찰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 주요 업무를 수행한 바 있다.
다양한 출신으로 꾸려졌으나 경찰국장과 핵심 보직으로 꼽히는 인사 담당 과장이 비경찰대 출신이란 점이 주목된다.
그 외에도 16명의 직원 중 12명이 경찰 출신이며 인사지원과는 구성원 전부를 경찰 출신으로 배치했다. 행안부는 업무 수요를 반영해 추가적인 인력을 배치해도 80% 이상을 경찰 출신으로 구성할 방침이다.
경찰국 신설과 동시에 행안부 장관의 경찰청·소방청장 지휘 규칙도 제정·시행했다. 다만 포괄적인 표현 때문에 문제로 지적돼 온 '제2조3항5호'가 일부 변경됐다.
애초에는 '경찰 중요 정책의 수립 및 시행에 필요하다고 인정해 장관이 요청하는 사항'을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바뀐 내용은 '그밖에 법령에 규정된 권한 행사 및 책무 수행에 필요하다고 인정해 장관이 요청하는 사항'이다.
문구가 일부 구체화됐어도 행안부 장관이 경찰청·소방청의 법령 제·개정 기본계획 수립에서 사전 승인을 하고, 국무회의에 상정되는 안건은 사전보고 받도록 한 권한은 그대로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경찰국 신설 논의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우려가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경찰관들이 오직 국민을 지키는 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경찰국 사무실은 정부서울청사에 마련됐다. 세종에도 보조 사무실을 뒀다.
◆순항 여부는 불투명…일선 경찰 '후속대응' 예고
경찰국 운영은 당분간 순탄치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국의 경찰직장협의회(직협) 등 일선 경찰들의 반발이 여전히 거세기 때문이다.
직협의 경우 당초 경찰국 출범 당일까지만 집단 대응에 나선다고 밝혔으나 현재는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권한쟁의 심판 청구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국 반대 입법청원도 앞으로 일주일가량 더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민관기 청주 흥덕서 직협 회장은 오는 8일 예정된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다.
민 회장은 "경찰국 신설 과정에서 법을 위반한 절차가 여럿 있었다"며 "또 행안부가 경찰의 독립성 등을 침해할 부당한 정책을 지시하면 윤 후보자가 직을 걸고 이를 막을 수 있을지까지 전부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예고했다.
실제 각 지방경찰청이 지난달 27일부터 사흘 동안 진행한 경감 이하 직원들과의 간담회도 일선 경찰관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장이었다고 전해졌다. 대부분 ‘이미 결정된 사안으로 간담회는 의미 없다’며 크게 항의했다. 대전·충남경찰청에선 직협이 전원 불참하기도 했다.
한 경찰간부는 "요즘처럼 분위기가 어수선한 적이 없었다"며 "경찰국이 만들어졌어도 당분간 상황이 긴박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지구대장·파출소장 회의가 취소가 아닌 연기라는 점 역시 불안 요소로 꼽힌다"면서 "최근 치안감 인사 파동 책임을 경찰이 진 데 대한 불만도 큰 분위기라, 경찰국이 과연 행안부와 경찰청의 중간에서 균형감 있게 운영될 수 있을지도 회의적"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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