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헌일 기자] 동남아로 첫 해외 출장에 나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싱가포르 공공주택단지를 살피며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방안을 모색했다.
오세훈 시장은 30일(현지시간) 출장 첫 일정으로 싱가포르 캄풍 애드미럴티, 풍골 에코타운 등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공공주택 단지를 찾았다.
오 시장은 민선 8기 슬로건으로 '약자와의 동행'을 내걸고 주거 분야 정책으로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을 추진하고 있다. 평소 싱가포르 주택정책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만큼 현장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싱가포르에서는 인구 82%가 공공주택에 산다. 국가개발부 산하 주택개발청(HDB, Housing & Development Board)이 건설·공급을 담당하며, 수요자 만족과 주거 안정을 동시에 이룬 모범적인 모델로 꼽힌다.
싱가포르 공공주택 단지는 독립적인 주거생활을 보장하면서도 지역 주민이 함께 이용하는 대형 커뮤니티 공간과 담장·게이트 없는 개방형 설계로 공공성을 확보했다. 또 최신 ICT 기술을 적용하고 친환경 에너지·쓰레기 관리로 지속가능한 주거환경을 추구한다.
먼저 오 시장은 싱가포르 공공주택 내부와 사용자재를 실제와 동일한 쇼룸 형태로 한눈에 볼 수 있는 HDB 공공주택 전시관을 찾았다. 이 곳에 전시 중인 PLH(Prime Location Housing)는 도심 접근성 좋은 입지에 중저임금 근로자가 부담가능한 수준의 가격으로 고품질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오 시장은 "저소득 도시근로자를 위해 값비싼 아파트 사이 과감하게 공공주택을 조성해 공급하는 PLH 모델의 취지는 시 정책 방향과도 맞닿아있다"며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도 자산이 부족한 신혼부부, 청년, 사회초년생 등이 직주근접 고품질 아파트에 살 수 있도록 도시 외곽이 아닌 도심·역세권에 집중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싱가포르 최초의 실버타운인 캄풍 애드미럴티를 찾았다. 이 곳은 주변 공공주택 단지에 거주하는 자녀가 수시로 부모님을 방문해 안부를 챙기고, 손주를 부모님 집 또는 건물 중층부에 위치한 보육시설에 맡기고 출근하는 것이 일상이다. 노인의 사회적 고립과 자녀 육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공공주택 모델로 주목받는다.
시도 이와 비슷하게 3대가 한 지역사회에 거주하면서 교류할 수 있는 세대공존형 주택 '골드빌리지'(가칭), '3대 거주형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골드빌리지는 캄풍 애드미럴티처럼 주거·의료·편의시설을 갖춘 공공주택으로 아이 키우는 부부가 많이 사는 아파트 단지 인근에 조성한다. 우선 강동구 고덕동 일대에 시범 조성을 검토 중이다.
3대 거주형 주택은 한 집이지만 세대 분리 등을 통해 부모와 자녀가 각각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하면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설계한 주택이다. 재건축을 앞둔 하계5단지에 시범 조성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오후 2시30분에는 캄풍애드미럴티에 이어 싱가포르 최초의 친환경 스마트시티인 풍골 에코타운을 방문했다. 친환경·스마트 인프라를 통해 에너지를 저감하고 있는 현장을 둘러보며 재개발·재건축이나 도심 개발에 적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디지털 도시 구현방안을 모색했다.
이어 오후 5시45분에는 싱가포르 주택정책 전문가인 청쿤힌(Cheong Koon Hean) 싱가포르 기술디자인대학교 교수와 만나 싱가포르의 주택 공급정책 등을 화두로 면담했다. 오후 7시30분에는 마리나베이에 위치한 자연친화적 스마트 건물 '사우스비치', 물 위에 떠있는 돔 구조 건축물로 독특한 도시경관을 만들어내는 '애플 마리아베이샌즈'를 각각 시찰했다.
오 시장은 "앞으로 임대주택은 실제 시민의 삶을 고려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를 완전히 탈바꿈하겠다"며 "특히 세대공존형 주택은 우리가 처한 고충과 사회문제의 완충지대 역할을 할 주택모델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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