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안정호 기자]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8만 명대를 웃돌며 재유행에 접어든 가운데 보건복지부 장관 공백은 30일로 66일째를 맞고 있다. 새정부 출범 이후 변이 바이러스 출연 등으로 확진자가 다시 급증세로 돌아서면서 방역수장인 복지부 장관 공석에 대한 부작용은 커지고 있다.
이번 복지부 장관 공석은 지난 2000년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장기간이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정호영, 김승희 전 후보자를 둘러싼 여러 의혹으로 자진 사퇴가 잇달으면서 마지막 공석인 복지부 장관 후보 인선에 고심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앞서 정호영 전 후보자는 지명 이후 자녀의 의대 편입에 대해 ‘아빠 찬스’ 논란과 자녀 병역 특혜 의혹까지 겹치며 지명 43일만에 자진 사퇴했고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약식 기소된 김승희 전 후보자는 지명 40일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이처럼 후보자들의 연이은 사퇴에 공백이 길어지는데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28일 "최대한 공백기를 줄이는 것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후보를 찾는 일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면서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지금 인선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이은 후보자들의 낙마로 인선이 늦어지고 있지만 감염병 전문가와 관료 출신 인사, 여당 정치인들이 후보자로 거론되기도 한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자들은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기석 교수와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장옥주 전 보건복지부 차관,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 등이다.
한편 방역당국은 29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다가올 재유행의 정점에 20만명 규모의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방역수장 없이 재유행 상황에 대한 대응이 가능한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가적인 총력 대응이 필요한 시점에 핵심인 보건복지부 장관이 없다는 것은 방역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이라면서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현장을 지휘할 전투 사령관이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의 부재가) 정부가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안이한 방역 대응 자세를 갖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라면서 "국가가 이런 상황을 어떻게 관여할 것인가에 대해 소극적이고 부차적으로 접근했다고 본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가주도의 방역 전략이 ‘자율 방역’이라는 것은 결국 방임이 되는 것"이라면서 "현재 국가주도의 방역 전략으로 남아있는 것은 백신 수급이나 중증도 병상을 동원하는 수준인데 이런 방역 전략으로 인해 사실상 장관(의 역할이) 크게 필요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우려 속에 현직 의료인들은 코로나 위기 속 국민 안전에 대처할 수 공공의료 분야를 강화할 수 있는 후보자를 지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민정 행동하는 간호사회 운영위원은 "현재 코로나 진단에 대한 자부담 비용이 높아지고 중위소득에 따라 격리지원금도 축소되는 상황 등 여러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면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공공의료의 필요성이 많이 대두되고 있는데 의료인들이 원하는 후보는 무분별한 의료 산업화를 막고 꼭 필요한 공공의료 부분을 강화할 의지가 있는 사람이 보건복지부 후보자로 지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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