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헌일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광화문광장이 드디어 다음달 초 시민들에게 새 모습을 드러낸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본격화된 뒤 여러 파고를 넘으며 대통령과 시장이 모두 바뀐 뒤 결실을 맺게 됐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내달 6일 새단장한 광화문광장의 문을 열 계획이다. 2017년 문 전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내세운 것을 계기로 사업이 현실화된 지 5년 여 만이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이 공간이 수도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의 상징적 공간이자 도심 요충지인 만큼 그동안 많은 난관을 겪었다.
이 사업은 박 전 시장이 2015년 광복 70주년 기념사업으로 광장 재구조화를 정부에 제안하면서 공론화됐고, 문 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2017년 4월 박 전 시장을 광화문광장에서 만나 구상을 밝히면서 물꼬를 텄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청와대 이전을 포함한 새 광장 조성을 공약으로 발표했고 당선 뒤 국정과제로 삼았다.
이후 시는 청와대, 경찰을 비롯해 관계 부처와 계획을 논의해 2018년 4월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공모를 거쳐 이듬해 1월 당선작을 발표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가 이 설계안에 제동을 걸었다. 설계대로면 정부서울청사 일부 건물을 철거하고 청사 내 순환도로를 폐쇄해야 된다는 이유였다. 이를 두고 김부겸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 전 시장이 인터뷰를 통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시민사회의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시는 광화문광장시민위원회 등을 통해 시민 의견을 수렴했지만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기에는 부족했다는 지적이었다.
결국 박 전 시장은 2019년 9월 모든 계획을 중단하고 시민들의 뜻을 더 모으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시는 약 1년 간 소통 과정을 거쳐 2020년 9월 새로운 계획을 발표하고 11월 착공했다. 그 사이 박 전 시장이 사망해 서정협 권한대행이 바통을 이어받은 상황이었다.
지난해 4월에는 오세훈 시장이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사업 속행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그는 이미 많은 예산이 투입된 사업인 만큼 중단 대신 수정·보완으로 가닥을 잡았고, 검토를 거쳐 6월 수정안을 발표했다. 이후 1년 여 더 공사를 진행해 이번에 시민들에게 선보이게 됐다.
새 광장은 숲과 물이 어우러지고, 쉼이 있는 공원 같은 광장으로 조성됐다. 서측차로를 없애고 시민들의 공간으로 만들면서 광장이 기존보다 2.1배 넓어지고, 녹지도 3.3배 커져 광장의 1/4을 차지한다. 곳곳에는 각종 수경시설과 앉음터, 스탠드 등 휴게공간이 마련된다.
역사성도 강화했다. 공사 도중 발굴된 사헌부문터를 전시하고 1392년 조선건국부터 현재까지 역사를 연도별로 새긴 212m 길이의 역사물길도 만들었다.
또 세종문화회관 앞에는 77개의 물줄기가 만드는 40m 길이의 터널 분수와 한글창제의 원리를 담은 한글분수를 조성, 물놀이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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