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신설' 반발 여전…내주 대국민 선전전 나선다


경찰직협, 용산역 등서 '경찰통제 반대' 전단 배포

하영오 경북청 직협회장이 20일 오전 경북경찰청 정문에서 경찰 중립성·독립성 보장 등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직협 제공

[더팩트ㅣ김이현 기자] 행정안전부가 '경찰국' 신설 계획을 구체화한 가운데, 일선 경찰들의 반발 기류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경찰국 철회 1인 피켓시위가 이어지는가 하면 다음 주부터는 서울역 등에서 '경찰통제 반대' 대국민 선전전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20일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에 따르면 경북경찰청 등 14개 경북직협회장단은 이날 오전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며 각 관할서 앞에서 동시다발 1인 시위를 벌였다. 경북도 내 24개 경찰서 직협은 지난달부터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김호근 울릉서 직협회장의 경우 이날 독도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사정상 다음 주로 일정을 미뤘다. 이밖에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광화문, 경찰청 등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지난 15일 행안부의 경찰제도 개선 방안 발표 이후에도 반발이 여전한 상황이다.

경찰 지휘부는 일선 경찰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전날 경찰 화상회의를 열고 "(행안부가) 경찰제도 개선안을 실행하기로 한 만큼 이후 협의 과정에서 경찰의 의견을 적극 개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자는 경찰국의 인원 80%를 경찰관으로 채운 점, 경찰국장은 경찰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 치안감이 맡게 됐다는 점 등을 언급했다. 또 경찰의 숙원인 ‘공안직(교정직, 검찰직 등)화’ 실현에 힘쓰겠다며 일종의 당근책을 설명했다고 한다.

오는 21일에는 윤 후보자와 직협 대표단의 간담회도 열린다. 윤 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현장 의견을 듣고, 경찰 중립성 우려 등을 설득할 예정이다. 행안부와 경찰청 간 관계 설정, 조직 내부 반발 수습 등 이중과제에 직면한 윤 후보자의 리더십이 첫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19일 경찰 화상회의를 열고 (행안부가) 경찰제도 개선안을 실행하기로 한 만큼 이후 협의 과정에서 경찰의 의견을 적극 개진하겠다고 말했다./뉴시스

하지만 일선 경찰 대부분은 "기대할 게 없다"는 반응이다. 당초 윤 후보자가 "과도한 집단행동은 국민의 공감을 받기 어렵다"며 경찰국 신설에 대한 반발 자제를 요청하거나, 경찰 지휘부의 공식입장은 표명하지 않고 행안부 방침 전달에만 급급하다는 이유에서다.

경북직협 관계자는 "경찰청장 포함 지휘부는 여전히 경찰국 신설에 대한 입장은 내지않고 하위직인 일선 경찰들의 행동만 압박하고 있다"며 "행안부 장관은 경찰수사 지휘 등 위법한 사항을 주장하고 있는데도 말 한마디 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직협 관계자는 "경찰 내부망에도 지휘부는 자기들 출세에만 바쁜 것 아니냐 하는 의견이 올라오는 등 격앙돼 있다"며 "내일(21일) 경찰청장 간담회에서 이런 현장 분위기와 경찰국 신설 철회 등을 말할 예정인데, 이번에도 이견만 확인하는 자리가 될 듯하다"고 말했다.

직협은 다음 주부터 대국민 선전전에 나설 방침이다. 경찰국 공식 출범이 예정된 다음 달 2일까지 서울역, 용산역 등에서 경찰국 신설 철회 등 내용이 담긴 홍보 전단을 배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규모 집회를 열고, 국회에 대안 마련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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