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희 관악구청장 "민선 8기도 '경제'…벤처기업 1000개 유치"


재선 취임 인터뷰…"오 시장 약자와의 동행, 구와 함께 가야"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이 민선 7기에 이어 8기도 경제 구청장을 최우선 가치로 벤처기업 1000개를 유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관악구 제공

[더팩트ㅣ이헌일·이진하 기자] 6.1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이 민선 7기에 이어 8기도 '경제 구청장'을 최우선 가치로 벤처기업 1000개를 유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구청장은 8일 <더팩트>와 민선8기 취임 인터뷰에서 "민선 7기는 경제 구청장을 표방해 벤처창업의 메카, 혁신도시의 메카로 만들어 청년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구정의 가장 큰 목표였다"며 "민선 8기에는 이어서 벤처기업을 1000개 이상 관악에 유치해 명실상부한 혁신도시를 만들어 내겠다. 충분히 자신있다"고 강조했다.

민선 7기 최대 성과로는 '관악S밸리' 사업을 꼽았다. 청년과 서울대학교라는 우수한 인프라와 역량을 토대로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현재 창업 인프라 시설 13곳에 112개 창업 기업이 입주해 711명이 역량을 키워가고 있고, 올 초 중소벤처기업부의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로 지정됐다.

이 사업을 비롯해 도림천을 '별빛내린천'으로 정비하는 사업 등을 추진할 수 있었던 바탕은 예산이었다. 서울시의회 예산결산위원장을 지낸 경력을 토대로 부임 이후 대외정책팀을 만들어 예산 확보에 힘을 쏟았다. 덕분에 4년 간 8700억 원 가량의 외부재원을 유치했고, 최초로 예산 1조 원 시대를 열었다.

박 구청장은 "민선 8기에는 '관악S밸리 2.0'으로 4년 동안 벤처기업 1000개 이상을 유치할 것"이라며 "벤처기업 촉진지구로 지정돼 재산세, 취득세 등 세제 혜택을 비롯해 많은 정부 지원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전국에서 청년 비율이 가장 높은 지자체 특성에 맞게 '청년문화국'을 신설하고 올해 오픈 예정인 '관악 청년청'을 중심으로 관련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진짜 청년들이 참여해 정책을 만들고 함께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노인, 장애인, 1인가구 등 사회적 약자를 꼼꼼히 챙기는 '더불어 복지' 관악공동체를 만든다는 구상도 내놨다. 행복한 1인 가구 지원을 위해 제도적 기반을 체계화하고, 각종 복지 인프라를 강화한다. 지난해 문을 연 관악가족행복센터, 강감찬 데이케어센터에 이어 앞으로 노인회관, 50플러스센터 등을 계획대로 준공하고 노인종합복지관은 2024년 착공한다는 목표다.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이 민선 7기에 이어 8기도 경제 구청장을 최우선 가치로 벤처기업 1000개를 유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관악구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선 8기 공약으로 내건 '약자와의 동행'을 놓고는 자치구와 긴밀한 협조를 강조했다. "각종 정책을 구정 속에 담을 수 있도록 시에서 구와 함께 상의하면서 집행했으면 좋겠다. 예컨대 제가 구청장이 돼 와보니 서울대입구역부터 청사까지 점자 블록이 없었다. 그래서 이후 관내에 점자 블록을 확실하게 깔았다. (오 시장이) 약자와의 동행 조직을 만들고 한다지만 사실 그런 것이 행해지는 것은 구정이다. 구에서 현장 파악이나 실제 정책 구현이 이뤄지기 때문에 구정과 함께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 시장에게는 '상생'을 요청했다. 박 구청장은 "(오 시장이) 1년 임기였고, 모든 정책이 다 결정된 상태라 크게 부딪힐 일도 없고 마무리 단계였다"며 "이번 지방선거 때 구 재난지원금 지급을 두고 비판하길래 자치권을 존중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서로 상생해야 된다"며 "저도 오 시장도 지자체는 당을 떠나 행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정치 논리를 앞세워 일하는 건 아니지 않나"고 덧붙였다.

그는 재선 관악구의원, 재선 서울시의원을 거쳐 구청장 재선까지 지방자치에서 잔뼈가 굵은 풀뿌리 정치인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참패한 원인으로 중앙당의 역할이 부족했다는 점을 꼽았다.

박 구청장은 "솔직히 말하면 우리 당 국회의원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다"며 "본인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국민을 위하고 국가를 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나만을 위한 정치를 했다. 국회가 혁신을 냈으면 좋겠는데 민주당은 타성에 젖어서 그 많은 의석을 갖고도 아무것도 못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양 당이 같이 경쟁해서 잘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 당이 잘못해야 우리 당이 올라간다는 정치구조의 문제도 있다"며 "상대를 넘어뜨려야 반사이익을 얻는 구조가 안타깝다. 양 당 다 문제가 있다"고 토로했다.

훗날 어떤 구청장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묻자 "4년 뒤든 8년 뒤든 '유능한 경제 구청장 박준희 덕분에 관악이 잘 살 수 있고, 구민이 더 행복한 공동체로 바뀌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성실하게 잘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며 "주민의 염원과 소망을 담아서 구청장이 된 만큼 그런 부분을 이뤄내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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