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윤석열 정부의 초대 검찰총장 후보군 윤곽이 곧 드러날 전망이다. '식물총장' 우려가 커지면서 후보군에도 관심이 쏠린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르면 이번 주 후반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완료하고 제청 대상자 공고를 낼 예정이다.
미국 출장길에 올랐던 한동훈 장관이 귀국하는 시점인 7일 직후 인선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전임 김오수 검찰총장이 사퇴한 지 63일 만이다. 지금까지 총장의 최장 공백은 2012~2014년 한상대 총장-채동욱 총장 사이 5개월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추천위원회 구성이 거의 마무리돼서 최대한 빠르게 절차를 진행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9명으로 구성된다. 법무부 검찰국장과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한국법학교수회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등 5명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고, 각계 전문 분야의 학식과 덕망을 갖춘 인물 중에서 비당연직 위원 4명을 선정한다.
추천위는 심사 후 장관에게 3명 이상의 후보자를 추천한다.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이 제청한 1명을 지명하고 국회에 인사청문회 개최를 요청한다.
검찰 안팎에서는 차기 총장은 '식물총장'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총장이 공백인 상태에서 세 차례나 대규모 인사가 단행돼 인사권이 제한된 상태기 때문이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몇몇 검사장 출신 변호사들에게 총장직 제의가 갔으나 일부는 부담을 느껴 거절했다고 한다. 인사청문회도 난관이다. 하반기 국회 원구성에서 법사위원들을 교체하는 야당에서도 정밀 검증을 벼르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우선 총장 직무대리를 맡고있는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주목한다. 이 차장검사가 검찰 인사에서 의견을 낸 만큼 '총장 패싱' 논란을 어느정도 잠재울 수 있기 때문이다. 후배들의 신망이 높은 김후곤 서울고검장이나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대검 공판송무부장을 지낸 노정연 부산고검장, '특수통' 이두봉 대전고검장도 유력 후보로 꼽힌다. 외부 인물로는 배성범 전 법무연수원장, 조남관 전 대검 차장검사 등이 거론된다.
익명을 요청한 법조계 한 관계자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을 세팅한 뒤 총장 인선을 하겠다는 의도는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키고 싶은 사람이야 있겠지만 새 정부가 지지율이 부진한 상황에서 인사청문회까지 거쳐야 하는 총장을 무리하게 자기 사람으로 밀어붙이기도 난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천위 구성부터 임명까지는 최소 한 달에서 세 달까지 걸려 총장 공백 상태는 더욱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수사권을 축소하는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이 시행되는 9월 10일 이후에나 취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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