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우성 기자] '경찰 장악' 논란의 중심인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치에 반대하는 현직 경찰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단식·릴레이 삭발에 돌입한다.
민관기 충북청주흥덕서 직장협의회장(전 전국경찰직장협의회 회장단 대표) 등 4명의 경찰 직협회장은 4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삭발 후 윤 대통령 앞 호소문을 발표한다.
이어 민 회장은 5일 오전 10시 세종시 행안부 앞에서 열리는 집회에서 단식에 돌입한다. 이날부터 매일 3명의 직협회장이 릴레이 삭발에 나설 예정이다.
민 회장은 윤 대통령에게 보내는 호소문에서 "우리 경찰은 시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정권과 손잡아 선거에 개입하며 정보력을 이용해 정치권을 사찰하는 등 정권의 하녀 역할을 한 죄스럽고 수치스러운 역사가 있다"며 "1991년 내무부에서 경찰청 외청으로 독립되면서 과거를 속죄하며 오로지 국민에게 충성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민 회장은 "지금 경찰국 신설안 발표로 민주경찰 역사의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며 "신설안에는 행안부 안에 경찰 담당부서를 신설하고 장관이 경찰청장을 지배할 수 있는 고위직 인사제청권·감찰권과 국가경찰위원회 안건 부의권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경찰은 고위직 비율이 낮고 퇴직 후 변호사로 진출이 가능한 검사와도 처지가 다르기에 인사에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행안부 장관의 경찰 직접 통제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정권의 눈치를 보고, 개별 수사에도 정권의 입김이 미칠 우려가 매우 크다는 주장이다. 지난 1987년 고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이후 강조된 경찰의 독립성·중립성을 훼손하는 등 시대에 역행한다고도 강조했다. 행안부가 독립기관인 국가경찰위원회 안건에도 간여하면 경찰행정이 정치권력화된다고 우려했다.
민 회장은 "현장경찰에게 꼭 필요한 것은 통제와 감시보다는 국민의 민주적 통제로 경찰고유의 업무에 충실하게 복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우리 경찰이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이 평화롭고 자유로운 일상을 즐길 수 있는 대한민국으로 거듭날수 있도록 해달라. 지난 아픈 과거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경찰국 신설을 철회해 주시기를 대통령님께 간곡하게 호소드린다"고 했다.
이밖에 경찰 직협회장등은 별도 호소문에서 행안부에 △국가경찰위원회 독자적 합의제 행정기관화 등 위상 강화 △일원화 자치경찰제의 이원화 △중대범죄 수사청 신속 신설 등을 요청했다.
경찰직장협의회는 각 경찰서별로 조직됐으며 공무원직장협의회법 국회 통과에 따라 하반기 전국연합체 설립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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