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안정호 기자] "등록금 인상 규제 완화는 학생과 가정에 책임을 전가하는 무책임한 정책이다."
정부가 검토 중인 대학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이 모였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 전국교수노동조합 등 4개 단체는 2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정부의 등록금 인상과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지난 23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하계 대학총장 세미나에서 "등록금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데 정부 내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1~2년 끌 것은 아니고 조만간에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코로나19로 지난해까지 비대면 수업이 계속되면서 등록금을 반환받아야 할 상황이고 여전히 질 높은 수업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배귀주 한국외대 총학생회 상경대 학생회장은 "2020년 한국외대는 교육부 감사에서 약 49억원의 규정에도 없는 수당, 퇴임 전별금, 비상식적인 업무추진비 등으로 사용된 회계부정이 드러났다"며 "매학기마다 비싼 금액을 납부하고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어떻게 대학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등록금 인상은 결국 국가와 학교가 아닌 학생들에게 그 부담이 전가되는 처사"라며 "많은 사립 대학은 국가장학금 간접규제로 등록금을 동결하고 있지만 이미 유학생 등록금이나 계절학기 등록금을 상승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서원 동덕여대 총학생회 연대사업국장은 "(정부가) 대학 등록금을 높이는 정책을 시행해 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을 높일 게 아니라 학생들이 안정적인 상황에서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고등교육 예산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일규 교수노조 위원장은 "지금도 세계 최고 수준인 대학 등록금을 더 올린다면 교육 불평등이 해소되기는 커녕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대학들이 등록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재정 구조를 정부가 책임지는 구조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대학 등록금 인상 규제 완화 등에 대해 교육부 장관 직무대행인 장상윤 차관 면담을 요청하고 인상 규제 완화 반대 행동을 계속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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