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안정호 기자] 반도체 인력을 양성하려면 지방 국립대학에 학과를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2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반도체 인력 양성 방안 이대로 괜찮은가’ 정책토론회에서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국립대에 관련 학과를 설립하고 지역 산업과 연계해서 인력을 배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교육부 등 관련 부처에 반도체 인력 양성을 주문하자 수도권 대학 정원을 늘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에 지역 대학들은 수도권과 격차가 더 심해질까 우려하고 있다.
이날 김 교수는 정부의 반도체 인력 양성 추진 전략을 놓고 "인재들이 서울로 집중되면서 (지방)국립대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수도권 정원 조정을 해서 (반도체 인력 양성을) 한다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가 지적한 정부 추친 전략의 문제점은 △학생 배출과 사회 수요의 미스매치 △대학 자체의 정원 조정 부재 △석박사 배출에 10년 소요 등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수도권 정원 규제에 대한 법률을 조정하는 것은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면서 "지방 거점 대학에 반도체 관련 학과를 만들고 그 다음으로 수도권 규제를 풀어 인력난을 해소하는 것이 단계"라고 설명했다.
토론에 참여한 김두한 덕성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수도권 대학의 반도체 학부를 신설할 수 있도록 수도권 대학 정원을 묶어놓은 현행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에 반대한다"며 "(관련 정책의) 단순히 기계적인 효율성만 따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문석 부산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관련 학과들은 지방 거점 대학에서도 충분히 (인력 양성이) 가능하다"며 "현재 반도체 계약학과를 진행하려는 수도권 공대들과 비교해 (학생들의 실력이 뒤처지지 않은데) 왜 계약학과를 수도권에 집중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동용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수도권 대학의 반도체 학과 정원 확대가 비수도권 대학 관련 학과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며 "일례로 2021년 공시 기준 반도체 대기업과 취업 연계를 맺은 대학이 수도권은 50%인 반면 비수도권은 7.1%에 불과한 것 등을 고려하면 기우만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조승래 의원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 반도체학과의 정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정책은 대학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터져 나온다"며 "이 정책은 근본적인 반도체 인력 부족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없고 지역 균형발전을 국정 운영방안으로 내세운 새 정부에 기조에도 반하며 지방대학 소멸 등의 문제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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