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이현 기자]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주요 과거사 의혹 조사 개시 1년 만에 124건의 진실을 규명하거나 종결 처리했다. 올 여름부터 본격적인 진실규명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2기 진실화해위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대회의실에서 조사 개시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성과와 계획을 발표했다.
진실화해위는 2020년 12월 10일 출범한 뒤 이날까지 1만4945건의 진실규명 신청을 받았고, 8814건에 대해 조사개시를 결정했다. 진실규명된 사건은 124건이다. 3건은 위원회가 직권 조사에 들어갔다.
정근식 위원장은 "올 연말까지 신청을 받으면 2만여 건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여름부터는 본격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간절한 마음으로 기대하는 유족과 생존자들의 소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속도를 더 내겠다"고 말했다.
진실규명 작업이 더딘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비슷한 유형의 사건은 통합 처리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며 "인력의 한계는 있지만 단 한 명의 억울한 사람도 남기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2기 진실화해위 조사관은 160명이다. 조사관 1인당 배당 사건 수는 94건가량이다. 이중 관련 실무 경력을 갖춘 인원은 70여 명 정도다. 나머지는 대체로 이와 무관한 업무를 하던 파견직이고, 이마저도 임기가 1년 단위라 인력교체가 잦다.
정 위원장은 "조사관 충원은 법률로 규정 받고 있는데, 1차 조직 진단 후 적정 조사관 수를 산정한 상태"라며 "올해 초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시작했는데 정부가 바뀌면서 늦어지고 있다. 다시 조사관 확충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실화해위 권고 이행 관련 문제도 언급했다. 진실화해위가 진실규명을 통해 각 부처에 권고하더라도, 이행 시기나 의무 규정이 없다.
정 위원장은 "권고 이행에 관한 법률 규정을 마련하고 어느 정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부처들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책임있는 사과와 보상이 이뤄져야 피해자의 마음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 "1기 위원회 때 진실규명 받으신 분들 중 소멸시효를 이유로 법원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고 2기에 다시 신청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규정상 이미 진실 규명된 것을 다시 조사할 수 없어서 각하 처리하고 있다"며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운영 실적에 따라 각 위원회 통폐합을 언급한 윤석열 정부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현재 정부가 진실화해위에 대해 특별히 방향 등을 언급한 바가 없다"면서도 "최근 법무부가 인혁당 피해자 배상금 문제에 내놓은 화해 조치를 저희로서는 긍정적인 신호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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