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115억원 상당 공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서울 강동구청 공무원이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이종채 부장판사)는 9일 오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횡령)과 공문서위조·위조공문서 행사 등 혐의를 받는 김모(48)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76억여원 추징 명령도 했다.
재판부는 "115억원을 횡령하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다수의 공문서를 위조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공문서위조와 위조공문서 행사로 기소됐으나, 권한 없이 자원순환센터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하고 전자공문을 결재해 공전자기록위작죄가 성립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상회복될 수 있는 금액을 제외하더라도 실질적 피해 금액이 약 71억원에 달한다"며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으며 피해 금액 중 약 44억원을 복구할 예정이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7급 주무관인 김 씨는 강동구청이 짓던 자원순환센터 건립자금 가운데 총 115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구청 투자유치과에 근무하던 김 씨는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공문서를 위조해 거액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 씨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구청 내부 결산과 성과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봤다. 횡령금 중 38억원은 2020년 5월 구청 계좌로 입금해 돌려놨지만, 나머지 77억원은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로 탕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10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피해가 중하다"며 징역 1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씨 측은 "진심으로 반성하고 처벌을 달게 받겠다"며 "두 번 다시는 사회에 해악을 끼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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