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인정한 '스모킹건' 동양대PC…조국 측,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경심 소유 입증할 자료 있어…별다른 판단없이 판결"

자녀 입시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왼쪽에서 두번째)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 측이 대법원이 인정한 동양대 강사 휴게실 PC의 증거 능력을 다시 다툴 뜻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마성영·김정곤·장용범 부장판사)는 3일 오전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과,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 정 전 교수의 공판을 열었다.

조 전 장관 부부 측 변호인은 "(PC의) 증거 능력 관련 대법 판결이 나왔다고 (증거 능력에 관한) 판단이 끝난 건 결코 아니라고 말씀드리겠다"며 "대법에서 (PC의) 보관·소유자가 누군지 판단한 전제 사실을 나열하고 있는데 기술적으로 명백한 사실 오인이 있다. 정 전 교수가 소유·관리자로서 의미 있는 실질적 피압수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있는데도 별다른 평가나 판단 없이 대법 판결이 나왔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PC가 발견된) 강사 휴게실은 교수실 앞에 있었고 소유·관리권을 포기한다는 어떠한 명시적 판단도 없었다"며 "(강사 휴게실에) 교수의 많은 물품이 보관돼 있었고 내밀한 개인정보도 있었던 정황상 실질적 소유권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모든 객관적 정황이 정 전 교수가 여전히 소유권을 행사한다고 가리키는데도 몇 가지 사실만으로 소유를 포기했다는 (대법 판결의) 전제 사실에는 법리 해석상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대법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11월 피의자가 소유·관리하는 정보 저장매체를 제3자가 영장 없이 임의 제출한 경우 피의자에게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라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강사 휴게실 PC의 증거능력도 부정될지 이목이 쏠렸다.

하지만 대법은 1월 정 전 교수의 상고심에서 강사 휴게실 PC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정 전 교수의 PC더라도 약 3년 동안 강사 휴게실에 방치돼 있었기 때문에, 담당 조교와 행정지원처장의 참여권만 보장해도 적법하다는 이유다. 대법은 "임의 제출자가 아닌 피의자에게도 참여권이 보장돼야 하는 '피의자의 소유·관리에 속하는 정보 저장매체'란 피의자가 압수수색 당시 또는 근접한 시기까지 저장매체를 현실적으로 지배·관리하면서 처분권을 보유·행사한 경우"라고 제한했다.

대법은 정 전 교수의 자녀 입시 관련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조 전 장관의 공범 혐의도 인정했다. 조 전 장관은 정 전 교수와 함께 딸 조민 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확인서와 부산 호텔 아쿠아펠리스 실습 수료증 및 인턴십 확인서를 각각 허위로 작성하거나 발급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변호인은 이에 대해서도 "조 전 장관은 호텔을 방문하거나 (호텔에) 연락한 적이 전혀 없다"라며 "(정 전 교수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공모관계로 모는 건 근거가 전혀 없다. 정 전 교수 관련 사건이 확정됐더라도 조 전 장관의 공소사실에 관한 의견은 여전히 달라질 내용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수사 당시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한 증인 2명을 법정에 불러 신문한 뒤 증거 채택 관련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검찰의 기피 신청으로 5개월 만에 재개된 조 전 장관 부부의 재판은 3~4주 연속 매주 열고 한 주 쉬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검찰은 1월 재판부가 대법 전합 판결을 근거로 강사 휴게실 PC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자 기피 신청을 냈으나 항고심에서도 기각당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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