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법적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동생에게 회계장부를 보여줘야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동생 정은미 씨가 서울PMC를 상대로 낸 회계장부 열람·등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31일 밝혔다.
정 부회장은 종로학원을 운영했던 서울PMC의 대주주다. 동생 정씨도 17.38% 지분을 갖고있다. 정 씨는 2016년 11월 서울PMC에 회계장부와 서류의 열람·등사를 요청했으나 등사는 하지 못했다.
정씨는 서울PMC가 학원사업을 분할 매각하고 부동산임대업만 유지하는 사업 재편 후 이익 배당을 전혀 실시하지 않는 등 경영 의혹이 있는데도 회계장부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다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모두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익배당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임원진 부정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고 봤다. 추상적 의혹만으로는 회계장부 열람·등사를 허용할 이유가 없다는 결론이다.
대법원은 주주가 회계장부 열람·등사를 요구할 때는 회사가 해줄 의무가 있는지 판단하거나 공개 범위를 확인할 수 있는 정도만 이유를 대면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이유가 사실일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들 정도는 아니어도 된다는 설명이다. 열람·등사 청구 이유가 그정도 구체적이어야 하면 주주의 권리를 크게 제한하게 되고 열람·등사청구권을 인정한 상법 취지에 반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법원은 원심이 회계장부 열람·등사에 관한 상법 법리를 오해했다며 정씨의 상고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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