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이 큰 이원석 검찰총장 직무대리(대검찰청 차장검사)가 본격 업무에 들어갔다. 사실상 당분간 검찰총장의 역할을 맡으면서 주요수사를 비롯해 현안 대응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원석 총장직대는 23일 첫 출근길에서 "법률이 또다시 바뀌어 어려운 환경이지만 법률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입을 뗐다.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축소한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을 무효화하기는 힘든 상황에서 수사력을 최대한 높이기 위한 적절한 대안을 찾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앞으로 직접수사 범위를 규정하는 대통령령과 수사준칙 등을 대대적으로 손 볼 전망이다.
임박한 지방선거 대응도 강조했다. 일선청에 선거범죄 수사에서 정치적 중립을 철저히 지킬 것과 공무원의 줄서기 행태 및 관건선거를 더욱 엄중하게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12월까지만 검찰의 선거수사를 허용한 개정 형소법 탓에 공소시효에 임박해 송치되는 사건의 부실화가 우려된다며 수사 초기부터 경찰·선관위와 긴밀히 협력하라고도 주문했다. 이원석 총장직대와 같은 날 부임한 김유철 대검 공공수사부장이 선거수사를 총괄한다.
중점검찰청을 포함해 일선 검찰청의 운영상황과 효율적 운영방안도 검토한다. 지역 특성에 따라 전문수사 분야를 두는 중점검찰청제도는 11곳에서 운영 중이다. 서울서부지검은 식품의약안전, 울산지검은 산업안전, 서울남부지검은 금융범죄, 대전지검은 특허범죄 등이다. 일각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뜻에 따라 각 중점청별 경찰과 관련 공공기관과 합수단 체제를 조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알려졌으나 법무부의 별도 지시나 협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원석 총장직대는 24일부터 본격적으로 업무보고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개발 의혹,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비롯해 수원지검 관할인 성남FC 후원금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관련 사건 보고가 이뤄지면 그동안 교착상태였던 수사의 국면 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 계속 미뤄온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배임교사 혐의 기소도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여사가 얽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처분은 6.1 지방선거 이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다.
이 총장직대는 정통 특수통 검사로도 잘 알려졌다. 2005년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증여 사건을 수사했고 2016년 '정운호 게이트' 때 홍만표 전 검사장을 구속했다. 국정농단 수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어 기획업무나 대검 사정에도 밝다. 사법연수원 26기로 한동훈 장관보다 1기 선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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